[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세계 경제가 인공지능(AI)과 탈탄소화로 새로운 ‘슈퍼 사이클’에 진입했다고 골드만삭스가 진단했다.
피터 오펜하이머 골드만삭스 유럽 거시경제 연구 책임자는 8일(현지시간) 미국 CNBC ‘스쿼크 박스 유럽’에 출연해 세계 경제가 이전과 다른 슈퍼 사이클에 진입했으며, AI와 탈탄소화가 그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슈퍼 사이클은 일반적으로 20년 이상의 장기적인 상승으로 정의되는 개념으로, 국내총생산(GDP) 증가와 강한 상품 수요로 인한 물가 상승 및 높은 수준의 고용을 동반한다.
가장 최근 슈퍼 사이클은 1980년대 초 시작됐다. 금리와 물가상승률이 정점을 찍은 뒤 수십년간 자본 비용, 인플레이션 및 금리가 하락하고 규제 완화 및 민영화 등 경제 정책이 시행됐다. 지정학적 리스크는 완화되고 세계화는 강화됐다.
오펜하이머는 AI와 탈탄소화로 새로운 전환 시기를 맞았으며, 세계화에 대한 반발과 지정학적 긴장 고조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우크라이나 및 가자지구 전쟁과 미중 갈등은 지정학적 리스크 일부에 불과하다고 예측했다.
AI 관련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 사용이 늘어나면 주식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AI 도입에 따른 생산성 향상도 성장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AI와 탈탄소화 모두 새로운 개념이지만 역사적 유사점이 있다며, 1970년대 초와 1980년 초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분석했다.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세금 인상, 규제 강화 등을 그 이유로 들었다.
오펜하이머는 “매우 빠른 속도의 기술 혁신이라는 긍정적 충격과 탈탄소화를 향한 경제 구조조정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며 “근대화 및 산업화, 비약적인 생산성 향상으로 특징되는 19세기 후반과도 유사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돌이켜보면 사이클과 구조적 단절은 반복되긴 하지만 결코 똑같은 방식은 아니었다”며 “앞으로 나아갈 환경에 가장 잘 적응하기 위해 역사에서 어떤 추론을 할 수 있을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ey1@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