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최창환 선임기자] 2009년 1월 10일 12시 33분(현지시간) 트위터에는 한 줄의 짧은 글이 올라 왔다. “Running bitcoin”.
비트코인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가 그를 도운 필 하니에게 50 BTC를 이체했다. 은행 없는 송금이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서 실행된 것이다. 중앙 신뢰기구가 없이도 개인간에 거래할 수 있는 P2P 화폐 비트코인이 네트워크로 가동되기 시작한 것이다.
할 피니는 이 사실을 “Running bitcoin(비트코인 가동)”이란 짧은 두 단어로 세상에 알렸다. 할 피니는 메일을 통해 비트코인이 사람들에게 받아 들여져 실생활에 쓰이게 된다면 1 BTC당 1000만 달러를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받아 들여지지 않으면 가치가 제로가 될 것이라고 얘기했다. 성공의 예언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Running bitcoin
— halfin (@halfin) January 11, 2009
공교롭게도 15년 후 같은 날 비트코인 현물 ETF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승인을 받았다. 미국 정부가 비트코인을 가치 저장 수단으로 공식적으로 인정한 날이다. 11일부터 미국 증시에서 거래되기 시작한다.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 하리라”라는 성경 구절이 생각난다.
월가 거물들에게 쥐약(찰리 멍거), 범죄자를 위한 돈(제이미 다이먼) 정도로 취급받는 비트코인이 월가의 심장부에서 거래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 마저 비트코인에게는 또 다른 시작일 뿐이다.
비트코인은 또 다른 성장을 해 낼 것이 분명하다. 역사적 성취를 이뤄낸 ‘110 데이”는 비트코인 커뮤니티가 영원히 기록할 것이다.
첫번째 비트코인 전송은 170번 블록에 기록됐다. 50BTC가 전송됐고 이를 검증한 채굴 대가로 50BTC가 지불된 내용이 담겨 있다. 비트코인 매거진이 해마다 여는 비트코인 컨퍼런스 엑스(트위터) 계정은 할 피니가 이중 10 BTC를 다른 지갑으로 다시 전송한 자료를 보여주고 있다. P2P 네트워크 비트코인이 가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사토시 나카모토는 비트코인 백서를 2008년 10월 31일 발표했다. 할 피니는 백서가 가능성이 있다고 사이퍼 펑크들에게 보증했다. 그는 자신이 사토시를 도와 프로그램의 버그를 수정했다고 밝혔다.
사토시는 백서에 따른 첫 비트코인 채굴을 2009년 1월 3일 성공했다. 첫 비트코인 전송을 1월 10일에 할 피니에게 한 것이다. 비트코인 전송 15주년에 SEC가 ETF를 승인한 것은 우연일까? 우연이라면 기막힌 우연이다.
많은 사람들이 할 피니를 사토시 나카모토라고 추정하고 있다. 그는 이 사실을 부인했고 루게릭병에 걸려 투병하다 2014년 8월 28일 사망했다.
사토시와 할 피니는 이제 우리 곁에 없지만, 마음속에 항상 함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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