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오진석 기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11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해 전격 일괄 승인 결정을 내린 가운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소속 헤스터 피어스 (Hester Peirce) 위원이 그간의 SEC의 태도에 대해 반성하는 내용의 성명을 내놨다.
헤스터 피어스 위원은 10일(현지시간) SEC가 비트코인 현물ETF에 대한 상장 승인 결정을 내린 뒤 SEC 홈페이지에 게재한 성명문을 통해 “그동안 비트코인과 관련한 ETP(상장지수 기반 상품)가 다른 ETP와 다른 취급을 받아 온 것에 대한 큰 전환점”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그레이스케일과 관련한 소송에서의 법원 결정이 없었다면 더 오랜 시간이 걸렸을 것”이라며 “SEC는 그동안 현물 ETP를 미국 시장에 허용하지 않으며, 최대한 소매 투자자들이 증권시장에서 비트코인에 노출되지 않도록 유도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SEC는 비트코인 관련 시장이 미성숙하고 시세 조작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신청서를 거절하면서, 투자자들이 편리하고 친화적으로 비트코인에 노출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했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그러면서 “오늘의 결정이 SEC가 비트코인 상품에 대해 차별적으로 대우했던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피어스 위원은 “우리의 독단적이고 변덕스러운 태도는 크립토 업계의 SEC에 대한 평판을 깎아 내릴 것”이며 “대중의 신뢰가 떨어지면 시장의 규제 효과가 약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난 10년간 이러한 신청서를 거절(차단)하는 동안 수백만 달러의 비용과 업무 시간을 할애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른 ETP상품과 같은 대우를 했더라면, 지금과 같은 서커스 분위기를 연출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우리가 SEC의 공간에서 상품 혁신가 세대를 소외시켜왔다며, 업계가 여기까지 오기에 수백만 달러의 법적 비용을 감수해야 했다”고 말했다.
피어스 위원은 성명서 말미에 “이제는 돌아보는 시간이자, 축하의 시간이다”라며 “비트코인 자체나 비트코인 상품을 축하하는 것이 아닌, 비트코인에 대한 생각을 ETP를 통해 표출하게 된 투자자에 축하한다”고 말을 마쳤다.
헤스터 피어스 SEC위원은 변호사 출신으로 지난 2018년 취임했다. 이번 성명의 제목은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 하나인 맥베스의 명대사 ‘Out, Damned Spot! Out(저주받은 얼룩, 사라져버려라)’를 인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