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남주현 기자] 한국은행이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때까지 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다만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관련 리스크가 증대됐다고 우려했다. 금통위 통화정책방향에서 부동산PF가 언급된 것은 레고랜드 여파가 남아있던 지난해 1월 이후 처음이다.
성장에 대해서는 수출을 중심으로 완만한 개선을 보이는 등 양호하다고 평가하면서도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관련 리스크가 증대됐다고 우려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1일 기준금리를 연 3.5%에서 동결한 가운데 “국내경제는 성장세가 개선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전망의 불확실성도 큰 상황인 만큼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준금리를 8회 연속 동결한 것에 대해서는 “물가상승률이 기조적인 둔화 흐름을 지속하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전망의 불확실성도 큰 상황인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면서 대내외 정책 여건을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먼저 소비자물가에 대해서는 “앞으로 국내 물가는 둔화 흐름을 지속하겠지만 누적된 비용압력의 파급영향 등으로 둔화 속도는 완만할 것”이라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3% 내외에서 등락하다가 점차 낮아질 것으로 보이며, 연간 상승률은 지난 11월 전망치(2.6%)에 대체로 부합할 것”이라고 봤다.
다만 불확실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했다. 금통위는 “향후 물가경로에는 국제유가 및 농산물가격 움직임, 국내외 경기 흐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내 경제에 대해서는 “수출을 중심으로 완만한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면서 “고용은 실업률이 일시적 요인에 영향받아 높아졌지만 견조한 취업자수 증가세가 이어지는 등 전반적으로 양호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앞으로 국내경제는 소비와 건설투자의 회복세가 더디겠지만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면서 “향후 성장경로는 국내외 통화긴축 기조 지속의 파급영향, IT경기의 개선 정도 등에 영향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환 시장에 대해서는 “내외 통화정책 기조 전환 기대 등으로 장기 국고채 금리가 하락하였으며, 원·달러 환율은 비교적 좁은 범위에서 등락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금융리스크에 대해서는 “가계대출은 주택관련대출의 증가세가 이어졌으나 기타대출이 감소하면서 증가규모가 큰 폭 축소됐다”면서 “주택가격은 수도권과 지방 모두에서 하락 전환하였으며 부동산 PF와 관련한 리스크는 증대됐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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