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지영 기자]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이 1억원을 넘어 2억원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11일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을 통해 제도권인 미국 증시에 입성하면서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이번 입성으로 투자 가치가 있는 자산임을 입증했다고 진단했다.
◆”비트코인, 현물 ETF로 ‘실제 자산’ 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10일(현지시간) 앞서 상장을 신청한 비트코인 현물 ETF 상품 11개를 승인했다.
이날 승인된 항목엔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상품을 비롯해 발키리, 프랭클린, 비트와이즈, 피델리티, 해쉬덱스, 아크 인베스트, 그레이스 케일, 위스텀트리, 반에크, 인베스코 갤럭시 등이 포함됐다.
가상자산 큰형님 격인 비트코인은 이날 ETF 승인으로 ‘실제 자산’ 계열에 올라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계 금융의 중심지인 뉴욕 증시에서 ETF로 상장, 주식처럼 쉽게 사고팔 수 있게 되면서다. 기존에는 제도권 밖인 가상자산 거래소에서만 비트코인 현물을 매매할 수 있어 투자 접근성이 제한됐다.
비트코인의 접근성을 개선한 ETF는 기초자산을 가진 펀드를 상장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게 만든 금융상품이다. 개별 종목 등을 선택하지 않아도 되고, 상시 매매가 가능한 점이 장점이다.
이번에 승인된 비트코인 현물 ETF는 비트코인을 기초자산으로 삼는 펀드다. 현물 시장에서의 비트코인 가격을 추종하도록 설계됐으며, 비트코인 실물을 사지 않고도 해당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수익률은 비트코인 현물 ETF 포트폴리오에 담긴 자산들의 가격 등락에 따라 실시간으로 결정된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비트코인 현물 ETF는 실제 비트코인을 시세에 맞춰 실시간으로 매입할 예정이다. ETF 포트폴리오 나머지 자산은 미 국채나 회사채와 같은 현금성 자산을 담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 2021년 10월 미국에서 정식 출시된 비트코인 선물 ETF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상장된 비트코인 선물 계약을 기초자산으로 삼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SEC 승인으로 투자자들이 ETP(ETF)를 통해 주식이나 뮤추얼 펀드처럼 비트코인을 쉽게 살 수 있게 됐다”고 진단했다.
◆”400조원 쏟아지고, 비트코인 2억 찍을 것”
비트코인의 승격은 코인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다줄 전망이다. 신규 자금 대거 유입이 대표적이다. 현재 전통 금융사들이 예상하는 올해 유입 자금 규모만 130조원이 넘는다.
영국 대형은행 스탠다드차타드(SC)는 지난 8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되면 올해만 최대 1000억달러(131조원)가 유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장기적으로는 400조원 유입도 넘본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규 자금 유입은 여러 시나리오가 가능하다”며 “매우 낙관적인 시나리오로 전세계 ETF 자금이 중장기적으로 1~3%가 유입된다고 가정하면 약1000~3000억달러(396조원)달러 규모”라고 진단했다. 현재 전세계 ETF 운용자산(AUM)은 약 10조달러(1경3210조원)다.
6경에 달하는 미국 기관 투자자 자본 유입도 기대된다. 국내 가상자산 투자사 트리니토는 “현물 ETF 출시는 기관 투자자의 접근성을 높이는 가장 큰 사건”이라며 “약 50조달러(6경6070조원)에 달하는 미국 기관 투자자 자산의 일부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통해 유입될 수 있다. 또 전체 46조달러(6경812조원) 규모의 미국 주식시장 투자금 일부 편입도 기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보수적 투자자 자금이 수혈되고, 비트코인 ETF에 기반한 다양한 파생 상품도 생길 전망이다. 제임스 세이파트 블룸버그 ETF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 현물 ETF는 기존 금융 시장에 다리를 놓는 역할을 한다”며 “장기적으로 보면 돈이 들어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 연구원은 “비트코인 현물 ETF는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을 매수하던 투자자 이외의 신규 수요를 자극할 것”이라며 “불편함과 신뢰성 등을 이유로 비트코인 매수를 꺼리던 베이비부머 등 기성세대의 투자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코인베이스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은 가상자산 시장의 성장과 혁신을 촉진할 것”이라며 “비트코인 거래와 유동성이 계속해서 증가하는 선순환을 만듦과 동시에 대출 및 파생 상품과 같은 새로운 금융 상품이 탄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가격 상승을 유발하는 자금 유입에 따라 추가 상승도 점쳐진다. 비트코인이 이번 승인에 따라 개당 1억원을 넘어 2억원까지 도달할 것이란 전망이 앞다퉈 나오고 있다. 100일 앞으로 다가온 반감기가 이를 견인할 것이란 분석도 힘을 얻는다.
미국 투자은행 번스타인은 지난 4일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은 올해 신고점을 경신하고 2025년에는 최대 15만달러(1억9815만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세계적 베스트셀러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 로버트 기요사키 역시 “비트코인을 몇 년 전에 사서 다행”이라며 “현물 ETF 승인에 따라 비트코인은 곧 15만달러에 도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C도 최근 보고서에서 “오는 2025년까지 비트코인 가격은 20만달러(2억6210만원)로 급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현물 ETF 승인에 따라 6% 가까이 폭등하며 한때 6500만원을 찍기도 했다. 이날 오후 5시 27분 현재 빗썸에서는 4.09% 오른 63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jee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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