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비트코인에 이어 이더리움 현물 ETF가 미국에서 출시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이더리움이 강력한 랠리를 펼치고 있지만 이더리움 현물 ETF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고 CNBC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더리움은 전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한 뒤 비트코인 보다 큰 폭 상승, 투자자들의 관심이 비트코인에서 이더리움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SEC는 5월부터 블랙록 등 자산운용사들이 신청한 이더리움 현물 ETF에 대한 승인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더리움은 뉴욕 시간 11일 오전 9시 56분 코인마켓캡에서 2658 달러로 24시간 전 대비 11.45% 올랐다.
일단 전일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발표 후 게리 갠슬러 SEC 위원장의 코멘트는 이더리움 현물 ETF 기대감에 상당 부분 찬물을 끼얹었다는 평가다. 그는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은 “암호화폐 자산 증권의 상장 기준을 승인하려는 의사를 가리키는 신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겐슬러 발언의 핵심은 “비증권 상품(non-security commodity)’으로서 비트코인의 위치가 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하는데 편안함을 느낀 이유 가운데 하나라는 것이라고 CNBC는 해석했다. 겐슬러는 “암호화폐 자산의 대부분은 투자계약이며 때문에 연방증권법의 적용을 받는다”는 것이 SEC의 견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스위스에서 열리고 있는 크립토 파이낸스 컨퍼런스에 참석 중인 빌 타이 아크타이(Aktai) 의장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은 분명 상품으로 간주되지만 이더리움의 상품 여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은 비트코인의 경우만큼 “명확하지 않다”면서 가능성의 범위를 벗어난 것은 아니지만 고려해야할 추가적 요인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스카이브릿지 캐피탈 설립자 앤소니 스카라무치는 “겐슬러가 힘을 갖고 있는 한, 솔직히, (이더리움 현물 ETF가 승인될)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승인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겐슬러는 아마도 이더리움 ETF를 막을 것이다. 그러나 이더리움 ETF가 나오지 않을 것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인내심이 요구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비해 암호화폐 거래소 넥소의 공동 설립자 안토니 트렌체프는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이 올해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 그는 “나는 SEC의 말이 아니라 행동을 지켜볼 것이다. 왜냐면 비트코인 현물 ETF의 가능성이 먼 훗날의 꿈처럼 보였던 것이 오래 전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라며 “암호화폐 세계 상황은 매우 빨리 바뀌며 투자자들은 다음번 대형 현물 ETF 승인이라고 믿어지는 것에 앞서 행동한다”고 밝혔다.
트렌체프는 비트코인이 선례를 만든 만큼 다른 암호화폐들이 2024년 그 뒤를 따를 것이며 이더리움이 분명 선두에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을 지냈고 현재 디지털달러 프로젝트 공동 설립자인 크리스토퍼 지안카를로는 하나의 상품을 승인한 것은 다른 상품들을 위한 문을 여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더리움 ETF 수요가 늘어나지 않는다면 자신은 “충격을 받을 것”이라며 “SEC는 이런 상품 수요 증가에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