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이틀째 열기가 싸늘하게 식어버렸다. 12일(현지 시간) 뉴욕시장에서 11 개 비트코인 ETF는 일제히 하락했다.
블랙록(IBIT)의 경우 10.63% 급락했다. 비트코인은 24 시간 전 보다 6% 떨어진 4만3300 달러선이다. 비트코인 가격 흐름을 그대로 따라가야 할 ETF가 더 많이 떨어진 것.
스카이브릿지 캐피탈 CEO 안소니 스카라무치는 GBTC 투자자들이 이른바 ‘갈아타기’를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GBTC에서 다른 ETF로?
GBTC는 기존의 신탁을 ETF로 전환한 것이다. 보유 자산이 280억 달러에 달한다. 기존 GBTC 투자자들은 이제 마음대로 ETF를 사고 팔 수 있다. 다만 매매차익에 대해서는 세금을 낸다.
예를 들어 ETF 승인 전 GBTC를 주당 10달러에 보유하고 있던 투자자가 상장된 GBTC를 35 달러에 팔았다면 25 달러에 대해 세금을 낸다.
# GBTC, 신생 ETF 대비 높은 수수료
문제는 GBTC의 수수료다. 1.5%로 다른 모든 ETF보다 월등히 높다. 기존 GBTC 투자자들은 향후 수수료와 세금 혜택 중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 고민에 들어갔다. 첫 6개월간 수수료를 받지 않은 ETF들이 즐비하다.
뉴욕 시간으로 이날 오후 4시 잠정 집계한 11일 기준 GBTC 자산유출 규모는 9500만 달러다. 나머지 신생 10개 ETF로는 7억2000만 달러의 자금이 들어왔다. ETF 정산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GBTC 유출 자금과 신생 ETF 유입 자금은 바뀔 수 있다.
그렇다면 그레이스케일은 뭘 믿고 이렇게 높은 수수료를 책정한 것인가?
# GBTC는 호텔 캘리포니아
월스트리트저널은 GBTC를 ‘호텔 캘리포니아’ 노래에 비유했다.
“언제나 체크아웃을 할 수 있지만, 절대로 떠날 수 없는 호텔 캘리포니아.”
신탁 펀드 시절 GBTC 수수료는 지금보다 더 높은 2%였다. GBTC는 신생 ETF와 달리 280억 달러에 달하는 자산을 보유 중이다. GBTC 투자자들은 가격 상승에 따른 엄청난 자본이득세를 고민해야만 한다. 따라서 쉽게 떠나지 못한다. 300% 이상 수익을 올린 투자자들도 많다.
지금 GBTC를 떠나는 투자자들은 세금 혜택과 수수료를 저울질한 후 ‘떠나자’고 결정한 사람들이다. 그레이스케일은 자금 이탈 추이를 보면서 수수료를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 세금과 수수료로 일종의 가두리를 친 상태다.
그레이스케일이 “떠날 사람은 다 떠났다”고 판단하고 수수료를 신생 ETF 수준으로 전격 인하하면 양상이 180도 달라진다. 유동성 측면에서 유리한 GBTC로 오히려 자금이 유입될 수도 있다.
월스트리저널은 “ETF 시장을 둘러싼 월가 운용사들의 수 싸움은 길고 복잡하다”고 분석했다. 싸움은 이제 막 시작됐다.
같이 보면 좋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