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제인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 이하 연준)가 2023년에 1,143억 달러(150조 원)의 운영 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연준 역사상 최대 규모의 손실이며, 2020년과 2021년에 경제를 적극 지원한 데 이어 고물가와 싸우기 위해 금리를 급격히 인상한 결과다.
12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의 공식 발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 손실은 이미 큰 규모의 연방 적자에 더해져 미국 재무부의 채권 발행을 증가시켰다.
WSJ은 단기 금리가 현재 수준 근처에 머무르는 한 연준의 손실이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정치적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현재까지 연준에 대한 정치적 공격은 나타나지 않았으나, 이러한 손실이 새로운 논란의 소지를 제공할 수 있다.
연준은 팬데믹 기간 중 대량의 채권을 매수해 보유하고 있다. 이후 기준금리가 상승하면서 연준이 지급해야 하는 이자는 올라간 반면 보유 채권은 평가손을 입었다.
지난해 벤치마크 단기 금리를 20년 만에 최고 수준인 5% 이상으로 인상한 결과다. 이 손실은 연준의 일상적인 운영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재무부로부터 자금을 요청할 필요도 없다. 장부상의 손실일 뿐이다. 별도의 회계 계정(Deferred Asset)을 만들어 처리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연준은 운영 비용을 제외한 수익을 재무부에 송금한다. 2022년에 이러한 수익이 손실로 전환되어 연방 적자가 더 커졌다. 연준은 2023년 기준 금융제표의 예비 미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연준은 수익성을 회복할 때까지 DA를 우선 상환할 예정이다.
연준의 손실 원인은 팬데믹 동안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국채와 모기지를 구매한 것의 부작용이다.
연준이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시작한 이후 이러한 채권의 시장 가치는 크게 하락했다. 일반 은행이나 기업과 달리 연준은 평가손을 입은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한다. 회계적으로만 손실을 본다.
연준은 ‘양적 긴축’을 통해 대차대조표를 줄이고, 보유 채권을 서서히 떨어뜨리고 있다.
연준은 2007년부터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양적 완화” 정책으로 채권 보유량이 급증하면서 대차대조표도 확대됐다. 이 위기 이전에는 연준의 연간 재무부 송금이 200억 달러에서 300억 달러 사이였다. 이는 연방 수입의 1.5% 미만이었다.
이후 연준의 순수익은 급증했으며, 2012년부터 2021년 사이에는 연방 수입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금액을 재무부에 송금했다. 연준은 이 10년 동안 재무부에 8700억 달러 이상을 송금했다. 2021년에만 1090억 달러를 송금했다. DA가 줄어들기 전까지 이같은 송금은 중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