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산타 랠리 이후 숨고르기 국면에 진입한 연초 증시가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시장에서는 한풀 꺾인 금리 인하 기대감이 되살아나거나 실적 불확실성 완화, 외국인 현선물 수급의 우호적인 변화 등이 뒷받침돼야 상승세를 견인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전날까지 코스피는 4.87% 하락했다. 2650선에서 시작한 지수는 2520선으로 내려앉은 상태다.
올해 10거래일 중 상승 마감한 날은 2거래일에 불과하다. 첫 거래일인 지난 2일 0.55% 오른 뒤 8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지속했다. 전날 상승 전환했으나 상승폭은 0.04%에 그쳤다.
통상적으로 1월 주가 상승률이 다른 달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지만 올해는 그렇지 않은 것이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 기대감 조정, 삼성전자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 어닝 쇼크, 반도체 수요 반등 기대감 약화 등이 하락 요인으로 거론된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무엇보다 지난 2개월 동안 가파른 주가 상승은 실적보다 주가수익비율(PEF) 상승, 즉 인플레이션 안정과 금리 인하 기대에 기인했다”며 “금리 인하 기대가 더 강화되지 않는다면 밸류에이션 상승에 따른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AI) 붐의 직접 수혜가 있는 엔비디아를 비롯한 미국 빅테크주들과 달리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재고 부담을 갖고 있다”며 “반도체 업황이 최악을 벗어났으나 재고가 많고, 실적이 가파르게 회복되는 데까지 시간이 필요해 글로벌 대비 국내 증시 부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의 영업이익 흑자 전환을 확인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그전까지는 지난 2013~2015년 박스권에서 주가가 강세를 보였던 기업들의 공통점 중 하나인 이익 레벨의 사상 최고치 경신과 같은 변수에 관심을 갖고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매년 4분기 실적 쇼크가 반복돼 왔고 올해 분기별 실적 우상향 흐름이 유효함에 따라 4분기 실적 시즌 결과와 실적 전망치 변화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통화정책 경기 등 G2 불확실성 완화, 외국인 현선물 수급의 우호적인 변화, 실적 불확실성 완화가 가시화돼야 추세 반전이 가능할 전망으로 그때까지 전략적인 스탠스 전환에 신중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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