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남주현 기자] 중동 확전 우려에 대만해협 긴장감, 북한 도발까지 더해지며 높아진 지정학적 리스크에 금융시장이 출렁였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파랗게 질렸고, 환율은 12원 가까이 솟구쳤다. 채권시장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16일 유가증권시장은 전 거래일 28.40포인트(1.12%) 하락한 2497.59에 장을 마쳤다. 지수가 2500선 아래에서 마감한 것은 지난해 12월7일(2492.07)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지수 하락을 견인한 것은 외국인과 기관이다. 이들은 각각 1836억원, 4075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5855억원을 사들였다.
코스닥은 4.88포인트(0.57%) 내린 854.83에 장을 마쳤다.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286억원, 119억원 어치를 팔아치운 가운데 기관은 593억원치를 사들였다.
채권시장도 약세를 보였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30분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3.323%로 0.3bp 상승했고, 5년물은 3.278%로 5.3bp 올랐다. 2년물과 3년물 금리도 각각 3.5bp, 5.2bp 뛰었다.
증시 약세는 전 세계적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성향이 강해진 이유가 크다.
중동에서는 최근 미국과 영국이 예멘의 후티 반군 근거지를 공격하고, 이란 군사조직인 혁명수비대가 이라크 내 이스라엘의 첩보 기반시설을 공격하면서 중동 전쟁 확전 경계심이 높아졌다.
동북아시아에서는 최근 대만 총통 선거가 친미 성향인 민주진보당의 승리로 마무리되면서 중국의 대만에 대한 군사적 위협과 경제적 제재 수위가 높아질 우려가 제기된다.
북한 리스크도 안전자산 선호를 높였다. 로버트 갈루치 조지타운대 명예교수는 최근 외교안보 전문지 ‘내셔널 인터레스트’ 기고에서 북한이 올해 핵전쟁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날 북한의 고체연료 사용 극초음속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 시험 발사 성공 소식이 알려지자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이 도발해 온다면 우리는 이를 몇 배로 응징할 것”이라고 규탄했다.
여기에 미 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 후퇴까지 더해지며 환율도 급등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의 3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69.49%까지 내려온 상태다. 달러인덱스는 102.93까지 치솟으며 올 들어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이 영향으로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1320.2원) 대비 11.6원 오른 1331.8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최고가는 1332.5원으로 환율이 1330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11월2일(1342.9원) 이후 처음이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전날 잠시 반등했지만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많이 팔고 있다”면서 “위험자산 선호 약화도 환율 상방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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