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지영 기자] “네카오(네이버+카카오) 코인이 나온다고?”
지난 16일 오후 김치코인러(김치코인 투자자)를 들썩이게 한 소식이다. 네이버 관계사와 카카오가 각각 발행한 코인 두 개가 통합을 발표하면서다. 코인판 최초의 인수합병(M&A)인 셈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가 개발한 레이어1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과 네이버 관계사 라인테크플러스가 만든 블록체인 플랫폼 ‘핀시아’ 등이 블록체인 생태계를 통합한다.
양사는 이번 통합을 통해 블록체인 메인넷과 코인 모두 신규로 출시한다. 네이버와 카카오란 브랜드 파워를 등에 업고 성장한 김치코인 두 개가 또 하나의 새로운 김치코인으로 재탄생하는 것이다. 해당 코인은 카카오와 라인 메신저에서 동시 사용되며 클레이튼의 탈중앙화금융(디파이)·게이밍 서비스와 핀시아의 대체불가토큰(NFT)·결제·인공지능(AI) 서비스 등에 상호 호환될 예정이다.
여태껏 가상자산 업계에서 볼 수 없었던 대형 M&A에 김치코인러들은 즉각 반응했다. 통합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클레이튼(KLAY)과 핀시아(FNSA)에 매수세가 쏠리면서 두 코인 모두 30% 폭등한 것이다. 특히 지난달 위믹스 재상장 이후 이렇다 할 김치코인 이벤트가 없던 상황이라 이번 통합 소식이 김치코인러 투심을 더욱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폭등세는 하루가 지난 이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40분 코인마켓캡 기준 클레이튼은 전일 대비 21.97%, 핀시아는 11.24% 각각 올랐다.
거래량은 더욱 가파르게 치솟았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클레이튼 거래량은 전일 대비 1553%, 핀시아는 1252% 뛰었다. 핀시아 거래량 대부분(92.01%)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상승분은 국내 투자자가 전부 견인한 셈이다. 빗썸 내 클레이튼 거래량은 29.95%다.
이들 상승세가 1분기 내내 유지될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이른바 ‘네카오 코인(가명)’인 신규 코인에 대한 기대감이 기존 코인 재료로 쓰인다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기존 코인인 클레이튼과 핀시아는 오는 2분기 내 네카오 코인으로 전량 전환될 예정이다.
전환 전까지 네카오 코인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면 현재 상승 폭을 뛰어넘는 초강세도 점칠 수 있다. 발행 서사가 중요한 김치코인 특성상 ‘국내 IT 공룡들의 김치코인’이란 타이틀은 매력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국내 가상자산 리서치 기업 임원 A씨는 “클레이튼과 핀시아 통합은 국내 IT 공룡들의 맞손인 동시에 코인 업계 최초 인수합병이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그간 부진했던 클레이튼과 핀시아 뿐 아니라 김치코인 전반에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이미 네카오 코인 테마로 묶인 보라(BORA)도 덩달아 폭등 중이다. 보라는 카카오게임즈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카카오 콘텐츠 부문 계열사들이 이끄는 코인으로 카카오 계열 코인 대표주자다. 같은 시각 코인마켓캡에서 보라는 전일 대비 29.37% 오른 0.1894달러(254원)를 기록했다.
김치코인러들은 네카오 코인 열풍으로 김치코인에 쏠린 매수 불씨가 어디로 옮겨붙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코인 커뮤니티에 ‘클레이튼·핀시아 합병 호재로 김치코인 불장 올 것 같다’, ‘클레이튼·핀시아 호재에 카카오 코인 보라가 더 오르고 있다’ 등 관심을 쏟아냈다.
A씨는 “이번 합병은 김치코인들의 대형 이벤트란 점에서 다른 김치코인 호재로도 번질 수 있다”며 “위믹스 이후 잠잠했던 김치코인 시장이 새로운 투자 수요로 활기를 띨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클레이튼과 핀시아를 운영 중인 두 재단은 오는 19일 열리는 국내·글로벌 타운홀을 통해 이번 통합 소식을 전하고 질의에 답할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jee0@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