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박재형 특파원] 지난해 수천 명의 개발자가 암호화폐를 포기했지만, 다른 몇 가지 주요 지표에서는 개발자 생태계가 그 어느 때보다 견고해 보인다고 17일(현지시간) 디크립트가 보도했다.
암호화폐 벤처기업 일렉트릭 캐피털이 발표한 새로운 보고서에 따르면, 활동 중인 오픈소스 암호화폐 개발자의 수가 2022년 말부터 2023년까지 24% 급감했다. 지난달 기준, 현재 업계에서 활동하는 개발자는 2만 2000여 명 수준이다.
이러한 감소는 2022년 5월 발생한 테라 루나 붕괴 사태와 11월 FTX 사태 등을 거치며 암호화폐의 명성과 업계 성장세가 타격을 받은 데 다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 과정에서 1년 이하 경력의 신규 암호화폐 개발자 52% 이상이 2023년 12월까지 암호화폐 업계를 떠났다.
반면, 1~2년 경력의 개발자는 1% 소폭 감소에 그쳤고, 2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개발자는 연말까지 33%나 증가하며 오히려 성장세를 보였다.
개발자의 지리적 다양성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증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미국에 기반을 둔 개발자가 전 세계 암호화폐 개발자의 40%를 차지했다. 2023년에는 이 수치가 26%로 줄어들었다.
반면,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등 비 서구권 국가 출신 암호화폐 개발자의 비중은 같은 기간 18%에서 36%로 증가했다.
개발자들이 작업하는 블록체인의 종류도 지난 몇 년 동안 증가해 왔다. 2023년 현재 전체 개발자의 34%가 여러 개의 체인을 개발 중이며, 이는 점점 더 멀티체인화되는 암호화폐 생태계에서 개발의 범위와 깊이를 보여준다.
이더리움이 여전히 가장 많은 암호화폐 개발자를 계속 끌어들이고 있는 가운데, 작년에 8000명 이상의 개발자가 블록체인에 지속적으로 참여했다.
이더리움 확장 네트워크인 폴리곤과 라이벌인 솔라나 역시 신규 개발자 수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비트코인은 오리지널 블록체인의 지위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가장 인기 있는 체인으로 꼽히지 않는다.
2015년까지만 해도 다른 어떤 블록체인보다 많은 신규 개발자를 끌어들였던 비트코인은 작년에는 그 수치가 2%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