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강수윤 기자] 새해 들어 코스피 상승률이 주요 20개국(G20) 주요 증시 중 낙폭이 가장 커 꼴찌를 기록했다. 반면 버블경제 시기 이후 34년 만에 최대 호황기를 맞고 있는 일본 증시는 연일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아시아 국가 중 1위를 탈환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 등락률은 -8.26%로 G20 국가 가운데 꼴찌를 기록했다. 코스닥 지수는 -3.87%로 16위에 머물렀다.
코스피 지수는 연초부터 미 금리 조기인하 기대감 후퇴와 시가총액 상위주들의 실적 부진, 북한의 연이은 도발과 중동 확전 등 지정학적 불안 등의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속출하며 극심한 조정을 겪고 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낮아진 금리 인하 기대감에 코스피는 외국인 자금 이탈이 지속되고 있다”며 “4분기 실적 시즌 통과 중 예상치 하회 종목 속출하며 우려가 확대됐다”고 말했다.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인하 기대감이 약해지면서 뉴욕증시도 하락했다. 올 들어 미국 나스닥지수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각각 1.04%, 1.12% 떨어져 20개국 중 9위와 10위에 그쳤다.
경기 회복이 더딘 중국의 상해종합지수(-2.72%)와 심천종합지수(-5.16%)도 각각 19위와 22위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그러나 미·중 증시 하락폭이 양호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분기 중에는 미국 금리인하 기대가 후퇴하는 과정에서 아직까지는 불안정한 중국 경제가 글로벌 금융시장과 한국 증시 변동성을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 중동 지역 중심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가세하면서 달러 강세를 자극하고 있다”고 짚었다.
반면 일본 증시는 고공행진하고 있다. 34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6.02%의 상승률을 보이며 3위 기록했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1위다. 아르헨티나 메르발(MERVAL) 지수가 20.92% 상승하며 1위를 기록했고, 터키 BIST100 지수가 7.42%로 2위를 차지했다.
올해부터 시작된 신규 소액투자 비과세제도(NISA) 도입으로 일본 개인 투자자들의 거래 증가하면서 일본 증시를 견인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노 엔화 약세에 따른 자금 유입과 미 주식시장에서 기술주 상승흐름에 따라 일본 반도체 기업들이 강세를 보인 것도 일본 증시의 상승을 이끌었다.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닛케이 225 지수의 고공행진은 일본 반도체 밸류체인 기업들이 공신이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케이225지수 내에 반도체 제조 관련 기업들의 기여도 합계는 377.54포인트로 지난 5일 대비 11일까지 지수 상승의 20% 이상을 담당했다”고 설명했다.
일본 증시 상승세가 이어지자 일학개미들도 일본 주가 지수 상승에 베팅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2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일본 증시에 상장된 ‘넥스트펀드 닛케이225 레버리지 인덱스’ ETF를 875만 달러 순매수했다.
전문가들은 일본 증시가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지난해 3월 이후 일본 증시에서 이탈한 빈자리를 개인투자자들이 메우고 있다”며 “나스닥 강세에 연동되는 테크·반도체에 더해 실적 개선을 주도하는 업종들이 향후 일본 시장을 주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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