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제인 기자] “중국 청두시의 한 조용한 거리에 위치한 빨래방은 겉보기에 평범해 보인다. 하지만 문이 닫히고, 빨래기계가 돌아가기 시작하면, 이곳은 중국 중앙 정부의 암호화폐 거래 금지 정책을 피해 은밀한 비트코인 거래가 이루어지는 장소로 변모한다.”
18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당국의 암호화폐 금지 이후에도 본토 중국인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암호화폐를 거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음은 WSJ 기사를 재구성한 중국 내의 음성적인 암호화폐 거래 상황이다.
어느 늦은 오후, 빨래방 주인 리 씨는 눈에 띄지 않는 검은색 USB 드라이브를 손에 쥐고 있다. 그의 손길은 노련하고 익숙하다.
한 남성이 가게에 들어서며 조심스럽게 주변을 둘러본다. 그는 리 씨와 눈을 맞추고, USB 드라이브를 받는다. 이 거래는 대화 없이 빠르고 조용하게 이루어진다.
중국 정부는 2021년부터 암호화폐 거래와 채굴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이 조치는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는 불법적인 자금 흐름과 사기를 막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금지 조치는 오히려 지하 경제에서의 암호화폐 거래를 촉진시키고 있다. 거래자들은 VPN과 같은 위치 마스킹 기술과 암호화폐 거래소의 P2P 서비스를 이용하여 정부의 감시를 회피한다.
리 씨와 같은 중개인들은 이러한 비밀 거래의 핵심 역할을 한다. 그들은 빨래방, 카페, 심지어 공공 장소에서도 거래를 진행한다.
이들의 비밀 거래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규제 아래에서도 암호화폐에 대한 꾸준한 수요를 유지시키고 있다.
OKX, 후오비(HTX) 등 중국계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중국 본토에서 들어오는 암호화폐 매매를 차단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인들은 자신들만의 방법으로 대량의 코인 거래를 하고 있다.
블록체인 분석 회사 체인널리시스(Chainalysis)에 따르면 중국 트레이더들은 2022년 7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암호화폐 거래로 860억 달러의 현금을 벌어들였다. 중국인 트래이더들은 작년 한 달 동안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에서 약 900억 달러의 거래를 담당했다.
그렇다면 중국에서는 왜 금지된 코인 거래가 사라지지 않는 것인가? 금지와 규제가 역설적으로 수요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은 연간 5만 달러에 해당하는 금액 이상을 외화로 환전할 수 없다. 이러한 통제로 인해 억눌려 있던 암호화폐 자산에 대한 수요가 오히려 증가했다는 것.
지난해 12월 말, 중국 당국은 불법적인 국경 간 금융 흐름과 단속에 대한 세부 정보를 공개하면서 암호화폐가 이용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최고 검찰 기관과 외환 규제 당국은 이러한 범죄의 전형적인 사례 8가지를 설명했는데, 그 중 2가지는 중국 위안화, 테더 및 외화 간의 전환과 관련된 것이었다.
WSJ은 “중국조차 음성적인 암호화폐 거래를 막을 수 없다면 다른 나라들 역시 마찬가지다”라며 “자본통제가 강할 수록 이를 회피하고, 우회하려는 시도를 하게 되며, 암호화폐가 탈출구 역할을 하게 된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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