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강세훈 기자] 집값 하락세가 강남3구 아파트로 확산하고 있다. 특히 한강변 대단지 아파트가 밀집한 송파구가 서울에서 가장 빠르게 하락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2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 대장주 아파트인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 전용면적 84㎡가 이달 들어 22억원대에 거래된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리센츠의 경우 지난 5일 25층 매물이 22억2500만원에 거래됐고, 잠실엘스는 지난 6일 6층이 22억4000만원에 손바뀜됐다. 트리지움도 지난달 31층 매물이 22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리센츠가 지난해 10월 25억9000만원(26층)에, 잠실엘스가 지난해 8월 25억원(14층)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3개월 사이 3억원 넘게 떨어진 것이다.
잠실동뿐 아니라 송파구 전체가 최근 하락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송파구 아파트 가격은 1월 둘째 주 -0.11%, 셋째 주 -0.13%를 기록했다. 최근 2주 연속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서 가장 큰 하락폭이다.
신천동 ‘파크리오’의 경우에도 지난달 18억7000만원(2층)에 거래됐다. 작년 8월에 기록한 23억3000만원(18층)과 비교하면 4개월 사이 4억원 넘게 떨어졌다. 문정동 올림픽훼미리타운의 경우에도 작년 9월 17억35000만원(12층)에서 지난달 15억8000만원(15층)으로 하락했다.
잠실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잠실은 강북이나 다른 지역에 살다가 강남은 부담스럽고 강남과 비슷한 곳을 찾다가 들어오는 사람들이 많은데 금리가 높은 데다 전반적인 경기 침체 상황이 나빠지면서 사려는 사람이 많이 줄었다”며 “규제를 푼다고 해결될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집을 사려는 수요가 크게 줄었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주택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99.6으로 전월보다 4.8포인트 하락했다. 서울 지수가 10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작년 1월(93.8) 이후 11개월 만이다.
거래량도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이날 기준 1700건(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그치고 있다. 아직 신고 기한(30일)이 열흘 가량 남아 있지만 이 추세대로라면 지난해 11월(1842건)과 비슷한 수준에 그치며 2개월 연속 2000건을 밑돌 가능성이 크다.
송파구보다는 덜하지만 강남구(-0.01%), 서초구(-0.04%) 아파트값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일부 초고가 단지는 오히려 가격이 오르는 모습도 나타난다.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삼성 전용 175㎡는 이달 9일 90억원(33층)에 팔리면서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같은 면적이 지난해 7월 62억원(10층)에 거래됐었다. 이와 비교하면 6개월 사이 28억원 오른 셈이다.
인근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3’도 전용면적 185㎡(72평)이 지난달 55억원(68층)에 팔려 같은 평형 종전 최고가(42억3000만원)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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