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제인 기자] “한걸음 움직일 때마다 암호화폐 부스가 있던 자리에 인공지능이 자리잡고 있다.”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2024 행사장 분위기를 미국의 매체 폴리티코는 이렇게 표현했다. 올해 다보스 포럼의 주인공은 인공지능이었지만 암호화폐 관련 인사들의 행보도 그에 못지 않았다고 폴리티코는 1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가장 큰 뉴스는 뭐니뭐니해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한 것이었다. 다보스에 모인 주요 암호화폐 기업들은 ETF를 평가하고 그 이후를 토론했다.
그레이스케일 CEO 마이클 소넨샤인은 “우리가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가 이제 금융 서비스의 일부로 굳건히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그레이스케일은 SEC와 법정 투쟁에서 승리하며 ETF 탄생의 트리거(방아쇠) 역할을 했다.
소넨샤인은 ETF의 등장으로 암호화폐 시장에 그림자를 드리웠던 사기, 불량 경영자, 무모한 투기 등이 사라지고 글로벌 신뢰성을 향해 나아가고 있음을 강조했다.
현물 ETF 승인은 월스트리트의 주요 인사들의 비트코인 지지 움직임으로 이어졌고, 전 세계 정부가 디지털 자산 제공에 대한 합법성을 부여하는 예시 중 하나가 됐다.
암호화폐 옹호가인 앤서니 스카라무치는 “이제 장례 행진은 끝났다. 올해는 라자루스(Lazarus)의 해다”라고 다보스 인터뷰에서 언급했다.
북한 해커그룹 이름이기도 한 라자루스는 성경 속 인물로 예수님에 의해 죽었다가 부활한 인물이다. 스카라무치는 라자루스의 비유를 통해 테라-루나, FTX 붕괴로 무너졌던 암호화폐 시장이 재건되고 있다고 천명한 셈이다.
서클의 최고 전략 책임자인 단테 디스파르테는 “이번 다보스에는 AI가 블록체인 재단이나 웹3, 암호화폐 등을 대신해 곳곳에 등장하고 있다”며 “기술 중심으로 산업과 시장이 변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리플의 글로벌 공공정책 책임자인 롭 그랜트는 AI에 비해 상대적으로 초라해진 암호화폐 진영의 활동에 대해 “지루함이 좋은 것”이라며, 많은 암호화폐 경영진들이 FTX 몰락 이후 좀 더 낮은 자세를 유지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산업은 SEC 위원장 게리 겐슬러와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과 소비자 보호 및 금융 범죄에 대한 우려를 놓고 대립 중이다.
그러나 다보스에 참가한 암호화폐 기업 임원들은 세계경제포럼(WEF)의 분위기가 훨씬 더 친절하다고 말했다. 디지털 자산의 이점을 보다 개방적인 세계 지도자들에게 제시할 수 있는 기회였다는 것.
코인베이스의 최고 정책 책임자인 파야르 시르자드는 “우리가 관심을 갖는 정부와의 대화에서, 세계 지도자들의 관심 수준이 일반적으로 매우 높았다. 정부와 소통할 때마다 엘리자베스 워런처럼 공격적인 태도를 마주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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