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미신고 불법 거래소를 통해 투자를 권유받았다가 수익금은 커녕 원금도 날리는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어 투자에 주의가 요구된다.
금융감독원은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된 거래소가 아닌 미신고 거래소를 통한 투자 권유는 투자금만 받고 출금은 거부하는 사기일 가능성이 높다며 금융소비자 일반을 대상으로 소비자경보 ‘경고’ 등급을 발령한다고 21일 밝혔다.
지난 14일 소비자경보 주의 등급을 발령한 지 일주일 만이다. 금감원은 당시 대형 거래소에 상장된 유명 코인을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고 속인 뒤 투자금을 빼돌리는 신종 사기수법이 횡행하고 있다며 소비자경보 ‘주의’ 등급을 발령한 바 있다.
금감원이 소개한 사례에 따르면 A씨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투자대회에서 입상한 투자 고수 B씨에게 교육을 받고 종목 추천도 받을 수 있다고 소개받았다. B씨는 자신의 교육방송을 시청하거나 귀즈 정답을 맞히는 등 미션을 달성하면 미신고 불법 거래소 지갑으로 포인트를 지급해주겠다며 자연스럽게 회원 가입을 유도했다.
실제로 지급된 포인트가 정상 출금되자 안심한 A씨는 문제의 거래소에서 거래 가능한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지시를 따라 큰 수익을 냈다. 금감원은 수익이 발생한 것처럼 전산조작이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A씨는 원금과 투자수익을 찾으려고 했지만 거래소는 보증금 명목으로 출금희망가액 30% 추가 입금이 이뤄져야만 출금이 가능하다고 추가 입금을 권유했다. 또 자금을 이체한 뒤에는 소득세법을 언급하며 세금 명목으로 출금희망가액 25%를 입금하라는 말을 들었다.
더 이상 자금을 마련할 방법이 없었던 A씨는 거래소에 항의했지만 연락수단이 차단된 채 자금은 동결되고 원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불법 거래소에서만 상장된 코인 위주로 매수·매도를 지시하는 것은 업체가 투자자에게 보여지는 차트와 수익률을 조작해 큰 수익이 발생한 것처럼 꾸미기 위함일 수 있다”며 “불법 거래소에 이체한 원금, 투자수익에 대해 출금 요청시 세금, 보증금, 보안문제 등을 사유로 추가입금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며 출금을 거부하는 사례가 많다는 걸 알고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특히 가상자산 매매차익은 내년 1월1일부터 과세될 예정이라 세금 등 명목으로 추가 입금을 요구하는 건 불법이라는 게 금감원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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