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강수윤 기자] 코스피가 올해 들어서만 200포인트나 급락하면서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 투자에 나선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금 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전날 0.50% 오른 8만7740원에 마감해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후 숨고르기에 들어갔지만 지난 19일 0.52% 오른 8만7110원에 마감해 8만7000원대 높은 가격을 유지했다.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금 1돈(3.75g)의 가격은 37만4000원으로 전일 대비 0.53% 올랐다. 이는 지난해 10월28일 역대 최고치인 37만4000원 수준을 두 달 반 만에 회복한 것이다. 금 1돈 가격은 다소 주춤했지만 37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올해 코스피가 8%나 하락하는 동안 금 가격은 0.84% 상승해 대안 투자로 주목받고 있다. 금은 달러와 함께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힌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해 달러가 약세를 나타내면 달러와 대체 관계에 있는 금 가격이 오름세를 보인다.
금값이 연일 뛰는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가 반영되고 금융시장 불안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매수세가 겹친 영향이다.
장희종 하의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실질금리가 반락하는 상황에서 금융시장은 안전자산 선호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주요국 중앙은행 금 매입이 지속되고 금 가격 흐름 대비 ETF 금 보유량이 여전히 낮다는 점이 향후에도 금 가격 상승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금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자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도 최근 한 달간 111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국내 유일하게 KRX금현물 가격을 추종하는 ACE KRX금현물은 지난 19일 0.36% 오른 1만2430원에 거래됐다. 개인투자자들은 이 ETF를 이달 들어 약 47억7000만원 어치 순매수했다. 최근 1년간 수익률은 13.27%, 한달 수익률은 2.31%로 양호했다.
이 ETF는 18일 기준 추정 순자산가치가 약 1177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12월1일(1002억원)에서 약 한 달여만에 17.5% 증가했다. 2022년 말 순자산액(약 427억원)에 비해서는 175.6% 늘었다.
금 가격이 역대 최고치를 찍자 은행 골드바 판매량도 늘었다. 은행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8일까지 신한·우리은행에서 판매된 골드바는 약 25억1884만원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 기대감이 반영되는 시점부터 추세적 상승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미 금리 인하가 반영되기 시작할 2~3분기 내 추세적 상승을 전망하며 현재 수준에서 상승 여지는 20% 이상으로 판단한다”며 “2014년부터 올해 초까지 10년간 금 가격은 65% 상승한 반면, 금 ETF는 32%에 상승에 그쳐 현물 금의 수익률이 높았다. 이는 금광 기업들 중 일부가 장기적으로 주가가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금리 인하를 서둘러서는 안 된다’는 연준 인사의 발언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금값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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