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중국 증권 감독 당국이 증권시장 안정을 위해 일부 헤지펀드 매니저들에게 주가지수 선물시장에서 공매도를 제한할 것을 요청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익명의 소식통들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 300 지수가 5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자 자본시장 안정을 위한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 한 헤지펀드 매니저는 중국금융선물거래소(CFFEX)로부터 신중하지 못한 공매도, 특히 헤지 목적이 아닌 이른바 무차입 공매도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는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헤지펀드 소식통은 CFFEX가 최근 자신의 회사에 투기목적으로 공매도를 하지 말 것을 비공식적으로 요청해왔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하락장에서 공매도가 수익성이 있지만 거래소에서 전화를 받았다는 것은 더 이상 수익을 위해 공매도를 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받았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CFFEX와 이 거래소를 감독하는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증감회)는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중국 증시는 지난해 13% 하락했으며 새해 들어서도 외국인 매도세와 부동산 위기 심화, 불안정한 경제 회복세 등으로 하락 폭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후이만(易會滿) CSRC 주석(장관급)은 23일 자본시장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으며 중국 국무원도 시장의 신뢰 안정을 위해 보다 강력하고 효과적인 조치를 약속했다.
소식통들은 이와 관련해 감독 당국이 비공식 지침에서 구체적인 규제방안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주가지수 선물을 이용한 공매도 행위가 제한될 것임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가능하면 이른 시일 내 대규모 공매도 포지션을 정리하라는 은근한 압력을 받았고 소식통들은 덧붙였다.
이 같은 감독 당국의 구두 지침으로 이뤄진 창구지도는 최근 공매도가 급증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올해 9월 만기인 소형주 CSI1000 지수 선물계약이 22일 가격제한폭(10%)까지 하락해 기초 지수보다 8% 낮은 가격으로 거래되면서 거래량도 급증했다.
이처럼 주가지수 선물 매도가 급증한 것은 중국 주가지수와 연계된 수십억 달러 상당의 파생상품 손실로 인해 주식과 선물 계약의 매도 악순환을 야기하기 때문에 리스크(위험)를 관리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이뤄진 것이다.
nadoo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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