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오는 25일(현지 시간) 공개될 미국의 4분기 국내총생산(GDP) 지표에 금융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기 둔화 정도에 따라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피벗(정책 기조 전환)의 시기와 강도를 둘러싼 전망이 변할 수 있어서다.
24일 CNBC와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경제 전문가들은 4분기 GDP 성장률이 전기 대비 연율 2.0%를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앞서 2023년 3분기 4.9%에서 비교적 큰 폭으로 둔화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 같은 예상이 적중할 경우 미국 경제는 2022년 2분기 0.6% 이후 1년간 가장 늦은 속도로 성장한 게 된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올해 경기가 어느 정도로 둔화할지에 집중돼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시루티 미시라 이코노미스트는 투자 노트에서 “이번 보고서는 이전 분기에 비해 가파른 감속을 보여줄 것”이라며 열기가 식겠지만 타이트한 고용시장에 의해 지지되는 소비 지출과 예상보다 강한 연말 지출, 대체로 강력한 재무제표로 지지력을 확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BofA는 컨센서스보다 낮은 1.5%의 GDP 성장률을 예상한다. 비주택 기업 고정 투자와 주택 부문 등 소비지출과 밀접하지 않은 부문이 약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BofA는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1%로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 성장률 전망과 관련해 월가는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번 주 초 지난해 4분기 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0.3%포인트 높은 2.1%로 제시했다. 지난해 3분기 경제 성장률을 끌어올린 지역 정부 지출이 4분기에도 성장에 크게 기여했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골드만은 올해 미국 경제가 2.1%의 대체로 양호한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씨티그룹은 지난해 4분기 미국 경제가 컨센서스와 일치하는 2.0%의 성장을 이뤘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연준이 단행한 기준금리 인상의 지연 효과가 영향을 미치면서 어려운 시절을 겪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 4분기 둔화 폭 따라 연준 피벗 시기 전망에 영향
4분기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더 둔화해 올해 더 큰 폭의 성장률 하락이 예상된다면 시장에서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더욱 강화될 수 있다. 인플레이션이 최근 완화 기조를 이어가면서 예상보다 경기가 약해졌을 경우 연준은 불필요한 성장 둔화를 막는 것으로 초점을 옮겨 갈 수 있다.
반대로 기대보다 높은 성장률은 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가 기존 기대보다 늦어지고 금리 인하 폭도 작을 수 있다는 전망을 강화할 수 있다. 경제가 예상보다 강하면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꾸준히 2%를 향한다는 증거를 추가 확보할 여력도 확보할 수 있다.
모닝스타의 프레스턴 콜드웰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제 연준은 인플레이션 목표에 근접했기 때문에 최대 고용 보장이라는 또 다른 목표를 고려하기 시작할 것이며 이것은 견고한 GDP 성장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경기 지표가 지지력을 확인하면서 연준이 3월 조기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은 대폭 후퇴한 상태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그룹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 참가자들은 오는 5월 연준이 첫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을 가장 높은 확률로 반영 중이다. 3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몇 주 전 80%가량에서 현재 40%로 큰 폭 하락했다.
시장은 현재 연준이 올해 5차례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한다. 이 같은 예상이 맞다면 현재 5.25~5.50%인 기준금리는 연말 4.00~4.25%로 낮아진다.
mj7228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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