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1.26 mj72284@newspim.com
#테슬라 주가 25일 장중 10% 이상 급락
#강세론자도 목표가 하향
#전문가 “마진 악화 없이 매출 확대 어려워져”
#높은 밸류에이션 정당화 부담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실적 전망과 관련해 투자자 달래기에 실패하면서 테슬라의 주가가 최근 8개월간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월가에서도 테슬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미국 동부 시간 25일 오전 11시 53분 테슬라의 주가는 전장보다 10.80% 급락한 185.39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테슬라의 주가는 8개월간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테슬라의 시총은 700억 달러 증발했다. 이달 들어서만 테슬라의 시장 가치는 2000억 달러 줄었다.
이날 테슬라 주가 약세는 전날 공개된 실적 부진과 비관적인 전망 때문이다. 테슬라는 지난해 4분기 251억7000만 달러의 매출액과 71센트의 주당 순이익(EPS)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앞서 월가는 테슬라가 매출액 256억 달러, 주당 순익 74센트를 달성했을 것으로 기대했다. 머스크 CEO는 회사가 2025년 하반기 텍사스 공장에서 보급형 차량 생산에 집중하며 테슬라의 성장률이 두드러지게 낮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월가와 투자자들은 머스크 CEO가 구체적인 실적 전망조차 제시하지 않았다며 테슬라의 성장 스토리에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기관 최소 9곳이 테슬라에 대한 투자 의견을 하향 조정했으며 7곳은 상향했다. 현재 테슬라에 대한 월가 평균 투자 의견은 ‘보유'(hold)로 목표주가의 중간값은 225달러다. 이는 현재 가격보다 21% 이상 높다.
대표적인 테슬라 강세론자인 웨드부시 증권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전날 테슬라의 콘퍼런스 콜을 “사고”라고 평가하고 머스크 CEO가 테슬라 차량 가격 인하에 대한 투자자의 우려를 해소하는 데 실패했다고 판단했다. 이날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10% 내린 315달러로 제시했다.
TD 카우언의 분석가들은 투자 노트에서 “테슬라에 대한 소식은 본질적으로 ‘나쁘다’에서 ‘더 나쁘다’로 변했다”며 4분기 매출액과 이익 역시 기대에 못 미쳤다고 지적했다.
점차 경쟁이 치열해지는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가 마진 악화 없이 판매를 늘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 역시 월가의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CMC 마켓의 마이클 휴슨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는 “중국 비야디와 경쟁은 물론 다른 곳에서의 경쟁 때문에 영업 마진을 추가로 줄여야 판매를 촉진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게 테슬라의 문제”라고 분석했다.
연초 이후 테슬라 투자자들보다는 공매도 세력이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데이터 분석 기업 오텍스(Ortex)에 따르면 테슬라 공매도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34억5000만 달러의 수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주식 공매도 거래 중 가장 높은 실적이다.
지난해 주가 폭등 이후 밸류에이션도 부담스럽다. LSEG(옛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현재 테슬라의 주가는 12개월 이익 추정치 대비 60배에 거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테슬라의 매출 성장세와 마진이 계속 약해진다면 이 같은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번스타인의 토니 사코나기 애널리스트는 “테슬라는 점점 더 전통 자동차 회사처럼 보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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