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 4월 금리인하 가능성 90%로 베팅…인하폭도 141bp로 상향
(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 25일(현지시간)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올해 중반부터 금리인하를 시작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강력하게 시사하지 않으면서 시장에서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크게 높아졌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시장 분석가들과 투자자들은 라가르드 총재가 이날 통화정책이사회에서 기준금리를 3차례 연속 동결한 이후 가진 기자회견 내용을 분석해 이같이 반응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투자자들은 라가르드 총재가 여름부터 차입 비용이 줄어들 수 있다는 다보스포럼 발언을 유지했는데도 4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90%로 책정하고, 연간 기준 금리 인하 폭을 130bp(1bp=0.01%포인트)에서 141bp로 상향 조정하는 등 금리인하에 대한 베팅을 강화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특히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경제의 어려움과 물가 개선 상황을 강조함으로써 조기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에 정면으로 맞서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프린서플 자산운용의 시마 샤 글로벌 전략가는 “라가르드 총재는 여름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던 이전 발언을 유지했지만, 나머지 발언은 조기 금리인하를 지지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라가르트)가 언급했듯이 경제성장에 대한 하방 리스크가 있고, 근원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하락 추세에 있으며 임금 상승률도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ECB가 지표에 의존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들이 주목하는 지표는 향후 몇 달 내, 즉 4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며 “올해 여름이 일찍 올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ECB는 인플레이션이 2%로 가는 경로에 있다는 점을 확인하기 위해 유럽의 올해 1분기 임금협상 결과를 보고 기업들이 소비자들에게 전가하는 비용 정도를 파악하기를 원하고 있으며, 이는 6월 이전 금리인하가 없으리라는 것을 시사한다.
라가르드 총재도 “금리인하 논의가 시기상조라는 것이 통화정책이사회의 컨센서스였다”며 “인플레이션이 실제로 적시에, 목표에 도달할 것이라는 충분한 확신이 생기기 전까지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 과정을 더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주요 해상무역로인 홍해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 고조로 인한 에너지 가격과 운임 상승, 공급망 차질 위험 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하지만 유럽이 경기침체 직전에 있는 가운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인플레이션이 급격하게 둔화할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픽텟 웰스 메니지먼트의 거시경제연구 책임자 프레데릭 두크로젯은 “여름 이전에 금리인하 가능성이 커졌다”며 “라가르드 총재는 6월까지 0.5%포인트 인하를 기대하는 시장에 강하게 반박할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은 것 자체가 중요한 신호”라고 지적했다.
nadoo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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