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물가 목표 달성을 판단할 때 준거로 삼는 미국의 물가 지표가 둔화세를 지속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해 12월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했다고 25일(현지시간) 밝혔다.
전년 대비 근원 PCE 물가 상승률이 2%대를 나타낸 것은 2021년 3월(2.3%) 이후 2년 9개월 만이다.
전년 대비 근원 PCE 물가 상승률은 지난 2022년 2월 5.6%를 정점으로 하락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
전월 대비 근원 PCE 물가 상승률은 0.2%로 전문가 전망치에 부합했다.
에너지 및 식료품이 포함된 대표 PCE 가격지수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6%로 11월 상승률과 같았다. 전월 대비로는 11월 0.1% 하락에서 12월 0.2% 상승으로 전환했다.
PCE 가격지수는 미국 거주자들이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할 때 지불하는 가격을 측정하는 물가 지표다.
연준은 2% 물가상승률 목표 달성 여부를 판단할 때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아닌 PCE 가격지수를 기준지표로 삼는다.
소비자 행태 변화를 반영하는 PCE 가격지수가 CPI보다 더 정확한 인플레이션 정보를 제공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연준은 또 에너지 및 식료품 가격이 제외된 근원 물가를 상대적으로 더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에너지·식료품 가격은 단기 가격 변동성이 커 잘못된 물가 신호를 제공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앞서 연준은 지난해 12월 낸 경제전망에서 올해 말 PCE 가격지수 상승률 전망치를 2.8%(중간값), 근원 PCE 가격지수 상승률 전망치를 3.2%로 각각 내다본 바 있다.
이날 발표된 작년 12월 PCE 가격 상승률이 연준 전망을 밑도는 것은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연준 위원들의 예상보다 더 빠르게 둔화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연준이 중시하는 물가 지표가 둔화세를 지속하면서 연준이 늦어도 5월에는 금리 인하를 개시할 것이란 시장 기대에 더욱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26일 현재 금리선물 시장은 내년 5월 통화정책회의에서 연준이 금리를 내릴 가능성을 약 90%로 반영하고 있다.
한편 이날 함께 발표된 작년 12월 개인소비지출은 전월 대비 0.7% 증가해 전문가 예상치(0.5%)를 웃돌았다.
개인소득(세후 기준)도 전월에 비해 0.3% 증가해 전문가 예상치에 부합했다.
p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