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비트코인 현물 ETF가 월가에 안착했습니다. 무려 11년을 기다린 결과죠. 블룸버그의 칼럼리스트 앨리슨 슈레이거는 “비트코인이, 암호화폐가 마침내 주류에 올라탔다. 그리고 끝났다”고 썼습니다.
비트코인이 주류에 한발 한발 다가갈 때마다 그 독특한 특성을 잃어간다고 말했습니다. 2017년 12월 비트코인 선물 거래가 시작됐습니다. 3 개월 후 크립토 윈터가 왔습니다. 2021년 4월 코인베이스가 상장했습니다. 역시 3 개월 후 3분의 1 토막이 났습니다. 2021년 10월 비트코인 선물 ETF가 나왔습니다. 그 이듬해 봄 테라-루나 사태가 터졌습니다.
공교롭게도 비트코인이 월가에 다가갈 때마다 ‘사고’가 터졌습니다. 슈레이거는 저명한 경제학자 유진 파머를 끌어들입니다.
“암호화폐의 대중화가 장기적으로는 시장의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 암호화폐의 본질을 변화시키고, 암호화폐만의 특징을 희석시킨다. 암호화폐가 주류 금융 시장에 편입됨으로써 그 독창성과 분산화된 성격이 훼손될 위험이 있다.”
왜 그럴까요? 월스트리트라는 ‘공개 시장’은 더 많은 정보를 가격에 반영합니다. 파머 교수를 유명하게 만든 ‘효율적 시장 가설’로 보면, 비트코인이 월가에 접근할 수록 비트코인에 대한 정보와 평가가 냉정해집니다.
“시장은 극도로 효율적이므로 그 어떤 자산도 시장 수익률 자체를 능가할 수 없다. 비트코인에 대한 시장의 평가도 마찬가지다. 비트코인 가격이 떨어졌다면 시장은 비트코인의 가치가 그렇게 높지 않다고 말하는 것이다.”
비트코인은 앞으로 점점 더 많이 거시경제 지표에 영향 받을 것이고, 정부 정책에 영향 받을 것이고, 대형 펀드의 결정에 영향을 받을 것입니다. 슈레이거는 그런 뜻에서 “비트코인이 정점에 섰고, 끝났다”고 말한 것입니다.
정말 그럴까요? 비트코인은 이제 막 시작한 새로운 경제를 위한 돈이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팔란티어의 공동 창업자는 인공지능(AI) 에이전트들이 암호화폐를 그들만의 경제를 위한 돈으로 채택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2000년 인터넷 붐이 시작됐을 때, 인터넷으로 물건을 주문하는 거대한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아마존은 기존 시장에, 주류 시장에 올라탄 것이 아니라, 존재하지 않은 시장을 만들어냈습니다.
비트코인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의 금융상품으로 월스트리트에 데뷔한 것이 다가 아니라는 것이죠. 변방의 돈이 주류에 흡수된 것이 아니라, 주류 경제 자체를 바꾸는 한 축이 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11년 전 비트코인 ETF 신청서를 처음 작성했던 사람들은 챗GPT를 몰랐습니다. 앞으로 11년 후 우리는 뭘 보게 될까요? 그것이 무엇이든 그 옆에 비트코인이 서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늘은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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