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제인 기자] 비트코인 ETF가 성공적으로 출범하고, 수 십억 달러의 자금이 몰렸지만 비트코인 자체의 시장 유동성은 오히려 감소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암호화폐 분석업체 카이코의 지난 21일 기준 데이터에 따르면 주요 거래소의 비트코인 중간 값 1% 이내에 쌓여있는 매수-매도 주문양(market depth, 시장 심도)은 비트코인 ETF 출범 이후에도 하락세를 나타냈다.
1% 시장 심도 숫자가 높을 수록 시장의 유동성이 더 풍부한 것으로 본다. 시장 심도가 낮으면 가격 변동성이 크고, 가격 조작 가능성도 높아진다.
시장 심도의 하락은 2022년 11월 FTX와 알라메다 붕괴 이후 본격화됐다. 카이코는 이를 ‘알라메다 갭(gap)’이라고 불렀다. 알라메다를 포함해 제인 스트리트와 점프 크립토 등 마켓 메이킹 회사들이 암호화폐 거래를 축소하면서 시장 심도가 떨어진 것.
비트코인 ETF가 대규모 거래를 유발하고 있음에도 정작 비트코인 현물 시장의 유동성이 늘어나지 않은 이유는 뭘까?
비트코인 ETF의 활동은 대부분 장외 거래 데스크를 통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이는 거래소의 비트코인 유동성이나 시장 심도를 높이는데 도움이 되지 않았다.
비트코인 ETF들은 출시 이후 200억 달러 이상의 거래량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같은 거래량은 주식의 형태로 이뤄졌고, 모든 거래가 비트코인의 생성이나 상환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셀리니 캐피탈의 창립자 조르디 알렉산더는 “비트코인 현물 ETF의 등장은 시장 전반에 긍정적이지만, 전체 시장 유동성에 눈에 띄는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ETF 출시 이후 투자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ETF 등장 초기 24시간 동안 비트코인 가격은 최대 12%까지 움직였다. 이같은 가격 변동은 알라메다 갭이 아직 채워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알렉산더는 “지난 3개월 동안 유동성이 개선되었지만, 알라메다와 다른 중앙화 거래소들이 과거에 수행한 대규모 유동성 공급을 당분간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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