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지난해 미국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규모가 4년 만에 가장 낮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타트업 기업들은 올해 금리가 내려가면 생성형 인공지능(AI)에 국한됐던 투자 온기가 퍼질 것으로 기대한다.
리서치회사 피치북의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지난해 1천670억달러(약 223조원)로, 2021년 3천여억달러의 약 절반 수준으로 내려갔다. 2년 연속 감소이자 2019년 이후 최저 수준이었다.
재작년부터 시작된 약 40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의 기준금리 인상 행진이 리스크가 큰 이 분야에 대한 투자 욕구를 감소시켰다.
타이거글로벌매니지먼트가 성사시킨 투자 계약은 2021년 194건에서 작년 20건으로 내려갔고, 안드리슨 호로위츠는 같은 기간 239건에서 145건으로 줄었다. 소프트뱅크는 단 7건에 그쳤다.
이에 따라 상당수 스타트업이 구조조정에 나서거나 성장 전망을 축소했다. 일부는 문을 닫기도 했다.
스타트업 업계에서 드물게 서광이 비쳤던 곳은 챗GPT로 대표되는 생성형 AI였다.
이 분야에 대한 투자는 지난해 254억달러로, 1년 전보다 약 5배 급증했는데, 투자자들은 온라인 검색에서 정신건강 상담까지 많은 것을 바꿀 것이라는 잠재력에 베팅했다.
하지만 투자금이 공평하게 흘러가지는 않았다.
작년 투자금의 약 3분의 2가 오픈AI와 앤트로픽으로 갔다.
업계가 낙관하는 대목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했다는 점이다.
금리가 내려가면 투자자들이 스타트업 같은 위험 자산에 투자하려는 욕구가 강해진다.
낮아진 금리는 기업공개(IPO) 시장의 반등에도 도움이 돼 벤처 투자자가 결과적으로 스타트업 주식을 현금화할 수 있다.
기술 기업들의 상장은 2022년부터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금리 인하가 현실화하더라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때 호황을 촉발했던 제로(0) 금리 시대는 조기에 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벤처사 벤치마크의 빌 컬리는 “좋은 회사가 무엇인지, 얼마나 많은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지, 얼마나 수익을 내야 하는지, 현금 흐름이 긍정적인지에 대한 기대는 오늘날 3~4년 전과 크게 다르다”고 말했다.
스타트업은 비용 절감과 수익성 압박에 계속 직면할 것이고, 그러지 못하면 생존할 수 없다는 게 WSJ의 결론이다.
anfou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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