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정아인 기자] “왜 핀시아는 자체 개발과 협업 논의가 아니라 ‘클레이튼’과 합병해야만 할까?”
핀시아(FNSA) 재단이 홀더들의 강경 반대에도 불구하고 클레이튼(KLAY)과 통합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찬성표를 던진 굳갱랩스는 홀더들에게 비난을 받기도 했다.
김우석 핀시아 이사는 “이번 결정은 비트코인 현물 ETF 훈풍에 빠르게 합류하기 위한 결단이었다”고 지난 20일 클레이튼과 핀시아 공동 설명회에서 말했다. 그는 “지금 해야만 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와 임원들은 클레이를 통한 횡령·배임 혐의로 고발됐다. 클레이튼의 사법 리스크가 불거졌다. 핀시아는 이러한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클레이튼과 체인 통합을 해야만 하는 속사정이 있는 걸까?
핀시아의 낮은 시총, 비활성화된 개발환경, 지지부진한 타임라인이 주요 이유라는 분석이다.
# 핀시아 홀더들 분노케 한 ‘최종 통합안’
지난 25일 각 재단은 오후 8시 동시에 질의응답 세션을 개최해 최종 통합안을 공개했다. 찬반 결과 관계없이 통합 투표에 참여하는 온체인 기여자를 대상으로 8000만 PDT(통합코인 이름)를 보상하기로 했다.
핀시아 홀더들이 가장 염원했던 ‘토큰 교환비’는 수정되지 않았다. 1 FNSA는 148 PDT로 스왑 된다. 토큰 미래 가치와 통합 발표 당시 시장가격 등은 고려되지 않았다.
홀더들은 분노했다. 각 재단의 질의응답이 끝난 직후 투표 결정권자 중 하나인 굳갱랩스가 곧바로 ‘찬성’표를 행사하겠다 발표했다. 굳갱랩스는 투표권 16.72%를 차지하고 있다.
# 굳갱랩스가 ‘찬성’표를 행사한 이유
핀시아는 디앱 활성화를 위해 2500만 PDT를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그중 60%인 1500 PDT가 굿갱랩스로 배정됐다.
굳갱랩스가 클레이튼, 핀시아 내부 관계자들과 입을 맞춘 게 아니냐는 의혹이 도는 이유다.
핀시아 재단은 공식 블로그를 통해 “굳갱랩스팀은 ‘유저 환원책이 포함된 개정안이 나와 공식 입장이 달라질 경우 유저들에게 생각을 바꿀 시간을 주기로 한 약속을 이행해야 하니 사전에 정책을 공유해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했다. 개정안 발표 시점에 확정된 통합안의 주요 정책 내용을 유선으로 공유하였고, 이후 굳갱랩스는 최종 정책을 확인한 직후 입장문을 발표했다”고 해명했다.
사전 조율은 없었다는 것. 굳갱랩스는 3D 아바타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개발사로 핀시아 재단 초기 거버넌스 구성원으로 합류했다.
라인, 스노우, 메타 등 글로벌 기술 기업 출신으로 구성된 창업 팀이기도 하다. 네이버 D2SF, 네이버Z, 카카오 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굳갱랩스는 카카오, 라인과 투자 관계로 엮인 접점이 있다.
# 핀시아 “보안 문제로 벨리데이터 예치 한도 해제 어렵다”
25일 진행된 핀시아 질의응답 세션에서 투표 결과를 위해 한시적으로 벨리데이터 예치 한도 30%를 해제할 수 있냐는 질문이 있었다.
이에 김원석 핀시아 사업총괄은 보안관점에서 불가능하다고 답변했다.
김 사업총괄은 “핀시아 체인은 현재 활동 중인 블록체인이고, 지금도 블록이 생성되고 있다. 블록체인이 메인넷으로서 운영시 보안이 무엇보다 제일 중요하다. 특정 노드에 과도하게 스테이킹돼 보팅 파워가 쏠리는 게 좋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스테이킹 물량이 투표권에도 반영된다. 그러나 핀시아의 합의 알고리즘은 3분의 2가 합의를 해야 블록을 생성한다. 3분의 1 이상의 보팅 파워를 가진 노드가 존재할 경우, 악의적인 공격 가능성이 있다”며, “세이(SEI)도 하나의 노드의 최대 보팅 파워가 15%다”라고 덧붙였다.
# 핀시아가 클레이튼과 합병해야 하는 이유
여론의 뭇매에도 핀시아는 클레이튼과 합병에 열심이다. 시가총액, 개발 환경, 타임라인을 살펴보면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첫째, 낮은 시총이 문제다. 핀시아는 코인마켓캡 기준 암호화폐 전체 시총 199위, 클레이튼은 91위다. 지난 24시간 거래량 기준으론 핀시아는 757위, 클레이튼은 228위다.
핀시아 시가총액은 2781억 원, 클레이튼은 9604억 원으로 핀시아는 클레이튼 시총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핀시아 질의응답 세션에서 시총이 낮은 이유로 유동성 문제를 꼽았다. 핀시아 성장을 위해선 클레이튼과 합병이 아닌 유동성 해결로 거래소 상장을 제안했다.
김우석 핀시아 이사는 “시장에서 상장의 중요도가 낮아지고 있다. 지표를 분석해보면 상장으로 인해 만들어지는 가치는 줄어들고 있다. 과거와 같이 상장 한 번, 바이백 한 번으로 모두가 행복해지는 시장이 아니다”라며, “의미있는 실적을 만드는 소수의 네트워크가 최근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향후 3~5년 후 코인마켓캡 순위와 현재 순위가 많이 달라질 걸로 본다”라고 말했다.
그는 “메인넷도 점유율이 중요하다. 점유율이 밀리면 무의미한 경쟁만 남는다. 위기가 아닌 기회로 보고 명확한 포지셔닝이나 인지도, 지위를 확보하면 더 큰 성장을 할 수 있다. 지금이 바로 그 분기점이라고 보고 통합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둘째, 활성화되지 않은 개발 환경에 대한 고민이 있다.
핀시아는 지난해 12월 퍼블릭 블록체인으로 전환했다. 디앱 개발과 비즈니스 연동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밈코인을 주조해서 배포할 수는 없다.
서비스가 사용자에게 직접 토큰을 만들어 전송할 수는 있다. 반면 사용자가 서비스 혹은 다른 사용자에게 토큰을 전송할 수 없다. 사용자는 심사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후에야 토큰을 전송할 수 있다.
자체 커뮤니티를 확산시킬 수 없는 구조다.
셋째, 지지부진한 타임라인도 고민거리다.
라인은 2018년 8월 아이콘루프와 합작해 자체 메인넷을 출시하며 블록체인에 출사표를 내밀었다. 링크(LN) 코인을 발행해 밤부 메인넷, 다프넷 메인넷 두 가지로 활동했다. 다프넷 메인넷은 코스모스 계열이다.
2023년엔 클레이튼이 리저브(준비금) 논란이 일자 돌연 ‘제로 리저브’을 외치며 주목받았다.
그리고 지난해 5월 핀시아로 변화를 꾀하면서 코스모스 체인을 선택하고, NFT 플랫폼인 도시(DOSI)를 내세웠다.
블록체인 산업에 발을 내딛은지 햇수로 6년째로, 일본과 한국 시장에서 모두 현재까지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 a41 “통합에 강한 반대… 합병되면 검증인 그만둔다”
핀시아 벨리데이터인 a41은 ‘강한 반대’ 의사를 보이고 있다. 강한 반대표는 이미 6%를 넘어섰다. 통합 안건이 부결될 가능성이 있다. a41은 5.9%의 투표력을 가지고 있다.
a41은 반대표를 던진 이유로 ▲합병 타당성 검토 기회 미제공으로 인한 규칙 위반 ▲합병에 따른 핀시아 향후 발전 로드맵 설명 미비 ▲PDT 신규 토큰 가치 측정 방법 부족 ▲체인 통합 외 코스모스(CosmWasm)과 EVM(이더리움 가상머신) 양방향 지원 가능 ▲ 핀시아 홀더 권리 침해 가능을 들었다.
a41은 “이번 안건이 추가 논의 없이 그대로 강행돼 핀시아와 클레이튼이 합병된다면, 더 이상 검증인으로 참여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0.3%의 투표력을 가진 안랩블록체인은 찬성표를 던졌다.
코스모스 네트워크는 33.3%에서 ‘강력한 반대(No with Veto)’ 표가 나올 경우 안건이 부결된다. 핀시아는 코스모스 기반이다.
전체 투표력 중 버그홀이 27.35%, 네오핀이 15.76%, 프레스토랩스가 1.31%이다. 미상의 벨리데이터인 아마데우스가 4.2%를 차지한다.
버그홀은 29일 X에서 블록체인 합병 프로포절 투표 결정을 위한 핀시아시티 DAO 내부 투표 중간 결과를 공유했다. 현재 반대비율이 97.31%에 달한다.
네오핀 월렛에 핀시아를 스테이킹한 개인 유저들은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번 투표의 경우 찬반 비율이 투표에 반영된다.
클레이튼 거버넌스 카운슬(GC)은 찬성률 18%다. 스왑스캐너, 해시키, 크래커 랩스, 크로스랩, 도라헥스가 찬성에 투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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