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환전과 해외결제 시장에서 은행들의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인터넷은행 토스뱅크가 환전 수수료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데 이어 5대 은행도 환전 수수료 면제를 검토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해외결제 수수료를 받지 않는 해외여행 특화 체크카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해외여행 특화 체크카드인 ‘쏠(SOL)트래블 체크카드’를 다음 달 14일 출시할 예정이다.
쏠트래블 체크카드는 전 세계 30종 통화 100% 환율 우대와 해외결제 및 ATM 인출 수수료 면제, 환전 후 계좌 보유 잔액 특별금리 등을 제공한다. 아울러 공항라운지 무료 이용, 일본 3대 편의점 할인 등의 혜택을 담았다.
앞서 토스뱅크가 환전 수수료와 해외 결제 및 해외 ATM 수수료를 받지 않는 외화 통장 서비스를 18일 출시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주요 은행들은 토스뱅크의 외화 서비스 출시 이후 관련 상품 출시를 검토하거나 강화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오프라인 영업점에서 하나카드 ‘하나 트래블로그 체크카드’ 즉시 발급을 18일부터 시작했다.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지역별 주요 거점 61개 영업점에서 신청 즉시 발급 가능하다. 하나카드의 여행 특화 서비스 ‘트래블로그’는 환율 우대 최대 100%, 해외 가맹점 이용 수수료 무료, 해외 ATM 출금 수수료 무료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KB국민·우리·NH농협은행도 환전 수수료를 받지 않는 외화 서비스 출시를 검토 중이다. 이들 은행이 환전 수수료 면제를 시작하면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을 더해 5대 은행이 모두 무료 환전에 동참하게 된다. 다만 주요 은행들은 토스뱅크와 달리 외화를 원화로 환전할 때도 수수료 면제를 적용할지 고민 중이다.
은행권의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환전 수수료 면제가 ‘뉴노멀’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해외여행 수요가 회복되면서 해외결제를 위한 금융 소비자의 수요도 커지고 있다. 토스뱅크 외화통장은 출시 6일 만에 30만좌를 돌파했다. 올해 초부터 인천국제공항에 국민은행이 10년 만에 입점하고 신한은행이 철수하는 등 시장 변화도 외화 서비스 경쟁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관계자는 “환전과 해외 결제 관련해 은행마다 상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 은행에서 수수료를 받지 않는 분위기가 굳어지면 다른 은행들도 따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미 달러화의 경우 대다수 은행의 일반영업점에서 1.75%, 인천공항점에서는 4.20%의 수수료가 적용된다. 다만 은행별 환율이나 고객별 우대조건 등에 따라 차이가 있다.
은행권은 환전 수수료를 받지 않으면 ‘역마진’이 발생할 수 있지만 고객 확보 측면에서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환전 수수료 면제는 은행 입장에서 손해지만 외화 예수금을 유치하면 이를 운용해서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면서 “수수료 수익 감소는 불가피하지만 여행을 위해 환전하는 개인 고객의 비중이 크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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