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미국 재무부가 올해 1분기 국채 발행 추정치를 기존보다 낮춰 잡았다.
미국의 재정 적자 확대를 이유로 국채 발행 규모가 오히려 늘어날 것이란 예상을 뒤엎는 이번 발표에 채권 가격이 오르며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격과 반대)는 이틀째 내림세다.
29일(현지시간) 미국 재무부는 올해 1분기(1~3월) 국채 발행 예상 규모가 7600억달러라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말 발표 당시 예상했던 8160억달러에서 550억달러 줄어든 규모다.
당초 월가 전문가들은 최근 수개월 재정 적자 확대를 이유로 국채 발행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오히려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를 뒤집는 결과다.
앞서 JP모간의 제이 바리 금리 전략가는 1분기 말 재무부의 현금 잔고가 7500억달러라는 가정하에 1분기 국채 발행 규모는 85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재무부는 “1분기 순 재정 흐름이 증가했고 분기 초 예상보다 현금 잔고도 더 많아서 차입 수요가 줄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재무부 관계자는 앞서의 예상치와 비교해 재정 흐름이 어느 정도 개선됐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지난 2022년 2월 0.00~0.25%인 연방기금금리를 5.25~5.5% 범위로 급격히 인상하면서 재무부가 만기가 도래한 채권을 재융자하는 비용도 급격히 증가했다. 하지만 채권 시장 트레이더들이 올해 연준이 금리 인하로 돌아서는 쪽으로 베팅하며 지난해 4분기 미 국채 금리도 급격히 하락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 같은 변화가 재무부의 차입 부담을 줄이는 데 일조했을 것으로 풀이했다.
또 재무부는 2분기 국채 발행 규모도 2020억 달러, 분기말 현금 잔고는 7500억달러로 예상했다. 지난주 도이체방크가 예상한 2분기 미국 국채 발행 예상치(4720억달러)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다.
다만 채권 딜러들은 2분기 추정치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크다며 재무부의 추정치를 맹신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연준이 언젠 금리 인하에 나설지 알 수 없는 가운데, 미 의회가 자녀양육세액공제(CTC) 확대 및 기업세금 감면 등을 골자로 하는 780억달러 규모 패키지 법안 통과를 추진하고 있어 연방 정부의 재정 적자가 심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 순 국채발행 규모는 7천760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10월 발표된 예상치에 부합한다. 4분기 말 기준 현금 잔고는 7690억달러였다.
국채 물량 부담이 예상보다 작아지면서 국채 수요가 몰려 29일(현지시간)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전장보다 7bp(1bp=0.01%포인트) 내린 4.089%를 기록했다. 30일 장중에도 10년물 금리는 4.08%로 소폭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은 오는 31일로 예정된 미 재무부의 2분기 국채 발행 일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koinw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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