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올해 첫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조기 금리 인하를 기대하던 시장 분위기가 변하면서, 3월 금리 인하 전망 비율이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는 설문조사 결과까지 나왔다.
미 CNBC방송은 30일(현지시간) 이코노미스트·전략가 등 25명을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3월 금리 인하 전망이 9%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5월과 6월 인하 전망은 각각 50%, 70%로 연내 금리 인하가 있되 시작 시기가 미뤄질 것으로 본 것이다.
다만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3월 동결 전망은 한 달 전 11.5%에 현재 58.8%로 올라왔지만, 여전히 CNBC 설문조사보다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여전히 탄탄한 미국의 성장과 고용·소비는 조기 금리 인하론에 제동을 거는 요인으로 꼽힌다.
선물 시장에서 5월 금리 상단 전망은 5.25%가 54.2%로 과반이고 5.0%가 30.6%로 뒤를 잇고 있다. 현 수준으로 동결 전망은 14.6%이다.
이번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상단이 5.50%로 동결될 가능성 97.9%에 이른다.
선물 시장에서 올해 5∼6회 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것과 달리 CNBC 조사 응답자들은 3회를 약간 웃도는 정도의 인하가 있을 것으로 봤다.
컨설팅업체 나로프 이코노믹스의 조엘 나로프는 “경제가 크게 둔화할 것으로 볼 이유가 거의 없는 만큼, 연준이 조기 금리 인하를 통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상의 진전을 위태롭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연준은 30일부터 이틀간 FOMC 회의를 열고 31일 성명서 발표 및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CNBC는 이번 회의에서 가장 주목할 사안으로 성명서에 연준의 긴축 기조를 반영하는 ‘추가적인 금리 인상'(additional policy firming) 관련 문구가 수정·삭제되는지라고 평가했다.
지난달 성명서에도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리기 위해 적절한 추가적인 금리 인상 정도를 결정할 때’ 긴축적 통화정책의 누적 효과 등을 감안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바 있다.
이 문구가 삭제될 경우 시장에서는 향후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신호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도이체방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매슈 루제티는 “지난달 회의에서 기본적으로 추가 금리 인상을 예상한 위원들은 없었고, 위원들이 금리 인하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고 들었다”면서 해당 문구 삭제는 금리 인하 고려의 전제조건이 될 것으로 봤다.
이어 1월과 3월 FOMC 회의 사이에 여러 경제 지표가 발표되는 만큼 파월 의장이 어느 정도 가능성을 열어놓을 것으로 봤다.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들은 “연준이 지금은 철 지난 금리 인상 성향 문구를 삭제할 것”이라면서 3월을 시작으로 올해 5차례 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빌 잉글리시 예일대 경영대학원 교수도 파월 의장이 모호한 답변을 내놓을 것으로 보는 한편 3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밖에 CNBC는 설문조사 결과 ‘대차대조표 축소’라고 불리는 연준의 양적 긴축이 11월 종료될 것으로 전망됐으며, 연준의 대차대조표 규모를 너무 크게 가져갈 경우 위험하다는 견해(36%)가 작게 가져갈 경우 위험하다(16%)는 견해보다 많았다. 32%는 둘 다 위험이 아니라고 봤고, 12%는 위험한 정도가 같다고 답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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