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날 장 마감 후 중국에 대한 3차 관세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뉴욕증시가 하락했다.
장 초반부터 약세 흐름을 보인 증시는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가 현실화되는 상황이 펼쳐지자 강한 경계감을 드러냈다. 특히 IT 섹터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트레이더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7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92.55포인트(0.35%) 하락한 2만6062.12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16.18포인트(0.56%) 떨어진 2888.80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114.25포인트(1.43%) 급락한 7895.79에 마감했다.
중국에 대한 미국의 추가 관세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이날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장 마감 후 관련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총 500억달러의 품목을 대상으로 한 관세에서 제외됐던 IT 제품이 이번 관세에 대거 포함될 것이라는 소식이다.
로이터는 IT를 중심으로 총 6000여 가지의 수입품이 관세 대상 품목에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이와 별도로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 애플워치와 아이팟 등 일부 애플 제품이 관세에서 면제됐다고 밝혔고, 이에 따라 애플 주가가 한 때 낙폭을 축소했다.
양국의 고위급 무역협상 재개에 대한 기대에 상승 탄력을 회복했던 주식시장은 모멘텀을 상실한 모습이다.
장중 한 때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3.0% 선을 뚫고 올랐고, 구리와 니켈, 알루미늄 등 금속 상품과 해당 종목 및 통화가 동반 하락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이 한 차례 홍역을 치렀다.
대규모 관세에 따른 후폭풍에 대한 우려가 고조된 만큼 당분간 주가는 조정을 받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마크 윌리엄스 이코노미스트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미국 기업과 소비자들이 관세를 피해 대체재를 찾는 일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관세가 10%로 결정될 경우 6월 중순 이후 달러화에 대한 위안화 낙폭인 6%로 파장이 상쇄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븐스 리포트의 톰 에시 대표는 보고서에서 “관세 시행과 함께 양국 무역 협상이 결렬되면 주가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발표하되 시행 시기를 뒤로 늦추는 시나리오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포트 피트 캐피탈의 킴 포레스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CNBC와 인터뷰에서 “애플과 반도체 칩 관련 종목이 특히 공격적인 매도에 시달렸다”며 “뉴욕증시의 최고치 상승을 주도했던 IT 섹터가 당분간 약세 흐름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종목별로는 애플이 2% 이상 밀렸고, 넷플릭스가 4% 가까이 급락했다. 페이스북과 구글 모기업인 알파벳이 각각 1% 선에서 내리는 등 이른바 FANG이 이날 증시 하락을 주도했다.
아마존은 씨티그룹이 트럼프 행정부의 반독점 논란을 피하기 위해 기업 분할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 한편 직원들의 상품 후기 조작 소식이 전해진 데 따라 3% 선에서 후퇴했다.
이와 함께 보잉이 관세 우려에 1% 이상 떨어졌고, 코카콜라는 대마 음료 시장 진출을 저울질하고 있다는 소식에 1% 이내로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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