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시총 6위의 국내 인기코인 리플이 1500억 규모 해킹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마지막 소송을 두 달 앞두고 퍼졌던 ‘강세론’에도 찬물을 끼얹게 됐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크리스 라센 리플 공동 설립자는 이날 새벽 해킹으로 약 2억1300만개(1499억원 규모)의 리플을 도난당했다.
리플 측은 도난 사실을 곧바로 인정했다. 다만 라센 설립자의 개인 계정이 털렸을 뿐 리플 공식 계정은 안전하다고 선을 그었다.
라센 설립자는 해킹 직후 자신의 X(구 트위터)를 통해 “개인 리플 계정 중 일부에 무단 접근(해킹)이 있었다”며 “문제를 신속히 파악하고, 영향받은 계정을 동결하도록 거래소에 알렸다. 법 집행 기관도 문제 해결에 참여 중”이라고 밝혔다.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최고경영자(CEO) 또한 웨일와이어와 인터뷰에서 “탈취된 것으로 추정되는 가상자산 지갑은 리플 공식 계정이 아닌 누군가의 개인 계정”이라며 “곧 공식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가상자산 시장에서 해킹 소동은 대형 악재에 속한다. 해킹 소식에 따라 가격이 폭락하는 경우가 빈번한 것이다.
다만 이번 리플 해킹 소동은 폭락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1%대 하락에 그치면서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날 오후 3시 빗썸 기준 리플은 1.89% 떨어진 681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가격 변동성에 대한 우려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나아가 복수의 애널리스트들이 최근 제기했던 ‘리플 강세론’ 역시 힘을 잃게 됐다. 이들은 오는 4월 23일 예정된 SEC와 마지막 소송에서 리플의 승소를 점치며 가격 상승을 예상한 바 있다. 실제로 리플은 지난해 7월 SEC와 소송에서 일부 승소하면서 100% 넘게 뛰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즉각 투자 유의를 촉구하기도 했다. 상황 악화에 따른 상장 폐지 가능성도 내비쳤다. 리플의 국내 거래량이 많은 점을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 등 국내 주요 거래소들은 이날 자정 공지사항을 통해 “리플 공동 창업자의 개인지갑이 탈취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발견됐다”며 “리플 가격 변동성 확대에 유의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투자 유의·주의 촉구, 유의·경고 종목 지정, 거래지원 종료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ee0@newsis.com
같이 보면 좋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