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국내 증시가 이번주 설 명절 연휴를 맞으면서 주식 투자자들이 보유한 주식을 팔아야 할지 말지 고민이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연휴 직전 외국인 자금 이탈 등 수급 공백과 이에 따른 변동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함께 설 연휴 전 변동성을 오히려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조언도 동시에 나온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 증시는 오는 9일과 12일 설 연휴로 인해 휴장한다. 추석 연휴와 함께 1년 중 가장 긴 연휴인 만큼 이번주 짙은 관망심리가 시장을 지배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투자자들의 고민 또한 깊어지고 있다. 연휴를 앞두고 보유한 주식을 처분해야할 지 아니면 그대로 가져가야할 지 여부다. 대외 이슈에 민감한 우리 증시 특성에도 불구하고, 연휴 기간에는 대응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과거 명절 직전 거래일을 D-데이라고 한다면, 기관과 외국인은 평균적으로 D-3일에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런 이유로 연휴 직전에 수급이 부진한 현상이 반복돼며 지수가 부진한 흐름을 나타냈다.
증권가에서도 설 연휴 전후로 증시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에 주목하며 차익실현 및 리스크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주 금요일부터 다음주 월요일까지 설 연휴를 앞두고 있다는 점은 외국인 투자심리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며 “한 주 동안 5% 이상 급등한 상황에서 한국만의 긴 연휴에 대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이익 실현 심리가 커질 수 있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연휴 직후인 오는 13일(한국 시간 밤 10시 30분)에 미국 1월 CPI(소비자물가지수) 발표가 예정돼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현재 블룸버그 컨센서스 기준 Core CPI는 지난해 12월 3.9%에서 3.7%로 레벨다운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연구원은 “연휴 전까지는 추가적인 코스피 반등을 일부 차익실현, 리스크 관리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긴 설 연휴를 앞두고, 게다가 1월 CPI 발표를 앞둔 상황에서 더 강한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조언했다.
다만 과거 사례를 봤을 때 통상 설 연휴 보다 추석 연휴 이후에 주가가 하락하는 경향이 많아왔기 때문에 오히려 명절 전 주가 하락을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평균적으로 설 연휴보다는 추석 연휴 이후에 주가가 하락했다”며 “지난 2008년 리먼브라더스 파산이 추석 연휴 때 발생한 것도 있지만, 이를 제외하더라도 추석 연휴 이후 수익률은 설 연휴와 달리 부진하다”고 설명했다.
염 연구원은 “추석 연휴 기간은 미국 예산안 불확실성과 셧다운 이슈 등이 있는 9월 말과 겹치기 때문”이라며 “반면 설 연휴의 경우 이런 이슈가 상대적으로 적으며, 추석과 달리 상승 확률이 좀 더 높다. 상대적으로 이슈가 적은 설 연휴 기간은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최근 급등한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업종의 상승세가 한풀 꺾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추세적인 상승은 유효하지만 단기적으로는 한 템포 쉬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일주일 그리고 연초 이후 수익률 상위권 업종을 보면 자동차, 상사·자본재, 은행·증권·보험 등 금융업이 위치해 있다”며 “대표적인 저PBR 업종들로 금융당국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최대 수혜를 받을 것으로 기대되는 업종”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에 대한 기대감과 향후 외국인 투자자들의 추가적인 자금 유입도 여전히 유효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다만 설 연휴를 앞두고 너무 가파르게 급등한 점은 단기적으로 분명 부담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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