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커 도살자’ 우칭 前 상하이 당 부서기 임명…조만간 특단대책 가능성
(베이징·서울=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홍제성 기자 = 중국이 주식시장을 둘러싼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증권 당국의 수장을 전격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7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은 이날 우칭(吳淸) 전 상하이시 당 부서기를 신임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의 신임 주석 겸 당서기로 임명했다.
현 증감회 주석 겸 당서기인 이후이만(易會滿)은 두 자리에서 모두 물러났다.
신임 주석인 우칭은 1965년생으로,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서 젊은 시절 증감회에서 공직 생활을 했다.
2000년대 중반 증감회 근무 당시 규정을 위반한 31개의 금융업체를 폐쇄하는 등 단속과 규제를 주도함으로써 ‘브로커 도살자’란 별명을 얻었던 인물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2010년대부터 상하이시에서 구청장, 부시장, 부서기, 상하이 증권거래소 이사장 등을 지냈고 현 20기 공산당 중앙후보위원이기도 하다.
상하이시 부서기 재직 당시 상하이 당서기로 재직 중이던 리창 총리를 보좌해 그의 측근으로도 분류된다.
해임된 이후이만은 중국 공상은행 총재를 지낸 금융인 출신으로 2019년부터 최근까지 5년간 증감회 주석으로 재임했다.
이번 인사의 배경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새해 들어 폭락한 중국 증시와 연관성을 주목하고 있다.
중국의 주요 주가지수가 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며 투자자의 불안이 커진 상황과 관련이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증감회는 장관급(부장급)인 국무원 직속기구로 중국 주식시장을 비롯한 자본시장을 감독 관리하고 규제하는 막강한 권한이 있다.
이런 점에서 이번 인사는 이후이만에 대한 문책성 경질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컨설팅 업체 가베칼 드래고노믹스의 크리스토퍼 배더는 로이터에 이번 인사에 대해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한 충분한 조처를 하지 않으면 경력이 끝날 수 있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대다수 공직자에게 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에서는 과거 ‘서킷 브레이커’ 제도 도입을 주도해 증시 폭락 사태를 빚었던 샤오강 전 주석을 2016년 전격 경질하고 후임으로 류스위 당시 농업은행 이사장을 투입해 중국 증시의 반등을 끌어낸 적이 있다.
증감회는 최근 들어 악성 공매도 단속, 주식대여 추가 제한 등 각종 대책을 내놓으며 증시 부양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중국 증시는 이같은 분위기 속에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성분지수 모두 7일 기준 2거래일 연속 반등했으나 하락세를 반전시키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증감회는 최근 증시 폭락세와 관련해 시진핑 국가주석에게까지 직접 보고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가 증감회의 분위기를 쇄신함으로써 불안해진 중국 증시의 안정을 꾀하기 위한 조치일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인사 뒤 조만간 중국이 증시 구제를 위한 더욱 강력한 정책을 내놓을 것”이란 쪽에 무게를 실으면서도 일각에서는 시장 주도가 아니라 중국 지도부의 통제가 강화돼 큰 효과를 보기는 어려울 것이란 회의적인 전망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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