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 간신히 분기 적자 탈출…엔씨·카카오게임즈 실적 악화 ‘비상’
‘본업’ 회귀한 게임업계, 신작 개발·IP 확보 노력 강조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국내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3N2K'(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카카오게임즈·크래프톤) 게임사가 지난해 주요 라인업의 흥행 여부로 희비가 엇갈렸다.
8일 주요 게임사 2023년도 4분기 및 연간 실적발표를 종합하면 ‘3N2K’ 중 2022년 대비 흑자 폭이 늘어난 게임사는 넥슨과 크래프톤뿐이었다.
일본 주식시장에 상장된 넥슨은 지난해 매출 3조9천323억원(4천234억엔, 영업이익 1조2천516억원(1천347억엔)을 기록, 각각 재작년 대비 20%·30% 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기존에 넥슨 실적을 견인하던 ‘메이플스토리’·’FC 온라인’·’던전 앤 파이터’ 등 스테디셀러 PC 게임의 견조한 국내외 실적에 작년 출시한 ‘데이브 더 다이버’, ‘더 파이널스’ 등 신작이 매출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비용 통제와 신작 개발에 집중하면서 대형 신작 출시가 없었던 크래프톤[259960]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재작년 대비 3.1%, 2.2% 늘며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했다.
일등 공신은 크래프톤의 대표작인 배틀그라운드(PUBG) 시리즈다.
PUBG 모바일의 인도 시장 버전인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디아'(BGMI)은 역대 최고 매출과 접속자 수를 경신했고 PUBG PC·콘솔 버전 매출도 2020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했다.
넷마블[251270]은 ‘세븐나이츠 키우기’ 흥행과 적극적인 비용 통제로 적자 폭을 대폭 줄이는 데 성공했다.
넷마블은 지난해 영업손실이 696억원으로 2022년 1천87억원 대비 손실 폭이 감소했다.
특히 2022년 1분기 이후 지난해 3분기까지 7개 분기 내리 영업손실을 냈으나, 지난해 4분기에는 영업이익 177억원을 내며 적자 탈출에 성공했다.
엔씨소프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천373억원으로, 2022년 대비 75%나 급감했다. 매출도 1조7천798억원으로 30.8%나 줄었고, 순이익은 2천138억원으로 50.9% 줄었다.
엔씨소프트의 실적 악화는 주력 게임인 ‘리니지’ 시리즈 매출이 하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엔씨소프트 지난해 연간 매출의 67%, 즉 3분의 2 이상을 차지한 모바일 게임 매출액은 재작년 대비 38%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게임즈[293490]도 간신히 ‘연매출 1조원’ 선은 지켜냈지만, 영업이익이 절반 이상 줄고 매출도 10% 넘게 감소했다.
카카오게임즈는 2023년도 매출 1조241억 원에 영업이익 745억 원으로 재작년보다 각각 10.8%, 57.7%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흥행 작품인 ‘오딘: 발할라 라이징’과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가 안정적인 매출을 내고 있지만, 지난해 출시한 ‘에버소울’, ‘아키에이지 워’, ‘아레스: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 흥행세가 기대보다 빨리 꺾인 탓이다.
게임사들은 공통적으로 실적발표에서 다양한 플랫폼과 장르로 국내 시장을 넘어 세계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올해 출시를 앞둔 신작뿐만 아니라 내년 이후 출시될 신작 개발 상황까지 적극적으로 공유하는 게임사가 늘었다.
새로운 게임 IP(지식재산)를 확보하려는 노력도 눈에 띈다.
엔씨소프트는 그동안 잘 하지 않던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해 IP를 공격적으로 확보하겠다는 뜻을 드러냈고, 크래프톤은 소수 지분 투자와 퍼블리싱 계약을 병행하는 ‘세컨드 파티 퍼블리싱’ 전략으로 10곳 이상의 개발사와 계약을 체결했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로 호황을 누리던 시기 비(非)게임 사업 확장에 나섰던 게임 업계가 지금 실적 불안에 다시 본업인 게임 개발과 퍼블리싱에 집중하는 쪽으로 선회하는 모습이 뚜렷해지고 있다.
juju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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