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국내 증시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감 등 저PBR(순자산비율) 기업을 중심으로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연휴 이후에도 오름세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증시 급등에 따라 일부 밸류에이션 부담에 직면할 순 있지만 중장기적인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달 들어서만 120포인트 넘게 상승했다. 지난달 말 2497.09에 머물렀던 코스피는 전날 2620.32까지 상승하며 4.93% 올랐다. 지수가 2620선 위쪽에서 마감한 것은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 1월2일(2669.81) 이후 약 40일 만이다.
최근의 증시 상승에는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감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이달 중 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해 기업 가치 제고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자산 가치 대비 주가가 저평가된 저PBR 업종 중심의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지속 여부에 대해 대체적으로 긍정적으로 보는 분위기다. 명절 연휴 전후로 통상 증시가 부진한 경우가 많았지만, 큰 맥락에서는 저PBR 기업들을 중심으로 한 긍정적인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 7일 기준 코스피 확정 주가순자산비율은 0.95배로 ROE(자기자본이익률) 하향 조정을 감안하면 단기적인 밸류에이션 부담은 존재한다”면서도 “그러나 중장기적 관점에서 한국 기업들의 배당 성향 확대가 가능하다면 PBR은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 연구원은 “특히 기업들의 주주 환원 정책 발표 및 긍정적인 외국인 수급으로 세부적인 정책이 발표되기 전까지 저PBR주에 대한 관심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조창민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당분간 저PBR주의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라며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기대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모멘텀 지속에 대한 기대를 가져도 좋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다만 오는 12일 발표 예정인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향후 금리 경로를 가늠할 수 있는 힌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연휴 기간 중 미국 쪽에서 발생하는 이벤트를 확인하는 작업도 필요하지만, 위험 선호 심리가 확산될 지 여부는 연휴 직후인 12일 발표 예정인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CPI)에 달려 있을 전망”이라면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및 그 이후의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발언도 그렇고, 지난 7일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리치몬드 연은 총재 등 지역 연준 인사들이 금리인하에 신중한 접근을 강조한 것도 인플레이션의 방향성과 직결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 연구원은 “증시 내부적으로는 현재 시장의 주도 테마로 영향력을 발휘하는 저PBR 플레이 장세의 지속성 여부도 소화해야 하는 재료”라며 “지난 2주 동안 저밸류 테마에서 소외된 고밸류 주식들의 최근 주가 반등이 시사하는 것처럼, 에코프로비엠의 이전상장 이슈, 미국 테슬라 반등, 미국 AI(인공지능) 강세 등을 빌미로 주가 바닥 확인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저PBR주로 쏠렸던 수급이 일정 부분 분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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