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시스]용윤신 기자 = #. A씨는 명절 때마다 자녀들이 양가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세뱃돈을 차곡차곡 모았다. 적게는 몇 만원에서 많게는 100만원을 받기도 했다. 자녀들이 아직 어린 탓에 돈은 A씨가 모아 자녀 명의 계좌를 만들어 자녀의 미래를 위해 주식에 투자했다. 수년에 걸쳐 받으니 1000만원이 훌쩍 넘는 돈이 자녀 명의 계좌에 쌓이게 됐다. 자녀 명의 주식이 오르자, A씨는 증여세를 내야 하는지,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증여세 계산해야 하는지 궁금해졌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을 보면 증여는 거래 형식이나 목적에 관계없이 다른 사람으로부터 무상으로 재산 또는 이익을 이전받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녀에게, 혹은 조부모가 자녀에게 증여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세뱃돈도 무상 증여에 해당하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과세 대상이 된다.
다만 법에서는 ‘사회 통념상 인정될 경우’ 세금을 내지 않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이재구호금품, 치료비, 피부양자의 생활비, 교육비 등 실제로 사용되는 돈이나 학자금·장학금 및 기념품·축하금·부의금 등은 비과세된다. 학생 시절 부모님한테 매달 받던 용돈이나 세뱃돈, 그리고 결혼식 축의금 등에 대해 증여세를 내지 않는 이유다.
통 큰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매년 수백만원의 세뱃돈을 준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사회 통념을 넘어서기 때문이다. 미성년자의 경우 10년간 2000만원을 넘기지 않는다면 증여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어렸을 때부터 증여 받는다면 성인이 되기 전까지 총 4000만원을 증여세를 내지 않고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를 넘어서는 금액에 대해서는 10%의 세금을 내야 하고, 증여받은 금액이 10년간 1억원을 넘어선다면 초과 금액에 대해서는 20%, 5억원 이상은 30% 등이 누진적으로 과세된다.
세뱃돈 또는 용돈을 과세당국에 신고하지 않으면 20%의 가산세가 붙을 수 있다. 현금으로 받는 경우가 많아 당장은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자녀가 성년이 돼 부동산을 살 때 자금 출처 조사를 받을 수 있다. 친인척들로부터 용돈을 많이 받는 편이라면 구체적으로 기록을 하고 신고를 해두면 좋다.
자녀명의 재산을 부모 명의 계좌에 관리할 경우 추후에 한 번에 자녀에게 돌려줄 때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엄마가 맡아 보관해 주더라도 자녀명의 계좌를 만들어 저축해 주는 편이 유리하다는 의미다.
아울러 세뱃돈 혹은 용돈을 주식으로 받는다고 하더라도 증여세 신고를 하는 편이 좋다. 증여세를 신고한 뒤에 선물 받은 주식 가격이 오르더라도 수익에 대해 세금이 붙지 않기 때문에 절세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자녀가 50만원 이상의 가치를 지닌 주식을 증여받았지만 신고하지 않으면 부모의 차명계좌로 치부될 수 있는 만큼 제때 신고해야 한다.
증여세 신고 방법은 간단하다. 자녀명의로 계좌를 개설한 뒤 공동인증서를 다운받는다. 이후 홈택스에 자녀명의로 회원가입을 진행한 뒤 공동인증서를 등록한다. 홈택스에 로그인해 신고납부 메뉴에서 증여세를 선택해서 신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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