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강수윤 기자] 올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바이 코리아(국내 주식 매수)’가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들은 국내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현대차·기아 등 자동차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올 들어 지난 8일까지 코스피시장에서 7조9301억원을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달 들어서는 6거래일간 4조4472억원이 몰렸다. 올 들어 개인과 기관은 각각 2조3017억원, 5조4006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증시의 방향키를 쥔 외국인은 이달 1~8일까지 코스피 주식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외국인의 ‘사자’ 행렬에 코스피는 설 연휴를 앞둔 지난 8일 2600선을 지킨 채 장을 마감했다.
올 들어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로 2조6758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특히 매수세의 대부분이 대장주인 삼성전자에 집중되면서 코스피가 반등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외국인이 코스피시장으로 돌아온 것은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해 추진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또 글로벌 경기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수출 지표가 개선된 영향으로도 풀이된다. 외국인이 원·달러 환율 1300원 이상 수준에서 국내 주식을 꾸준히 매수한 점도 이같은 배경에 힘을 싣고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예고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면서 “1월 말, 2월 초에 발표됐던 생산 활동이나 수출 지표, 반도체 경기 등도 나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주 밸류에이션이 낮았기 때문에 한국시장 매수시 대형주 중심인 외국인 입장에서는 좋은 기회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외국인들은 현대차(1조1741억원), 기아(5041원), 삼성물산(4719억원), KB금융(4338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3870억원), 하나금융지주(2211억원), 삼성생명(1692억원) 등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수혜주로 꼽히는 종목을 폭풍 매수했다. 그간 반도체 업종에 쏠렸던 순매수세가 자동차 업종으로 확산하고 있는 모양새다.
외국인의 자금 유입이 계속되려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와 외인 수급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환율이 중요 변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원화 약세로 인한 환차손 우려는 외국인들을 국내 증시에서 이탈하게 한다. 올 들어 원·달러 환율이 1330원대에서 오르내리고 있어 외국인의 매수 유인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양 연구원은 “코스피 PBR은 현재 0.9배 수준이다. 2022년 금리인상 이후 보여준 박스권의 중간 수준”이라며 “지금의 기대가 지속된다고 할 때 코스피지수는 대략 5% 높은 2750 수준까지는 열려 있다. 그 이상은 기업 이익의 성장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한다. 금리인하 이후가 더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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