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지영 기자] 잠들어있던 비트코인이 한 달 만에 깨어났다.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이후 줄곧 약세를 띠다 6500만원을 단숨에 뚫은 것이다. 이번 상승세가 얼마나 지속될지 관심이 쏠린다.
12일 오후 3시 40분 현재 비트코인은 6500만원을 돌파했다. 비트코인은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6000만원을 한 달 가까이 뚫지 못하고 있었다.
한 달여 만의 탈환은 현물 ETF 자금 유입에서 비롯한 것으로 보인다. 그간 가격 상승을 제한했던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현물 ETF(GBTC)의 거래량이 줄어드는 가운데 블랙록과 피델리티의 비트코인 현물 ETF의 거래량이 늘어난 것이다. GBTC 거래량은 자금 유출이, 이외 나머지 ETF의 거래량은 자금 유입이 각각 많았다.
7일(현지시간) 금융정보 플랫폼 파사이드 인베스터 데이터에 따르면 비트코인이 급등한 이날 하루 동안 현물 ETF에는 약 2억2600만달러(3008억원) 규모의 자금이 유입됐다. 이 중 피델리티 현물 ETF(FBTC)가 1억3000만달러(1730억원)를 끌어모으며 최대 유입량을 기록했다. 블랙록 IBIT(5600만달러), 비트와이즈 BITB(2100만달러)가 뒤를 이었다.
코인트리뷴에 따르면 10일 하루 동안에만 블랙록은 자사의 ETF를 위해 5200 BTC(2억 5000만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매입했다. 동시에 다른 8개의 비트코인 ETF가 추가로 6400 BTC 이상(300만 달러 상당)을 매입했다.
2월에만 비트코인 ETF로 27억 달러 이상이 유입되어, 이들이 빠르게 대량의 비트코인을 축적할 수 있게 했다.
JP모건은 “유동성을 판단하는 지표에서 블랙록(IBIT)과 피델리티(FBTC)의 비트코인 현물 ETF가 그레이스케일의 GBTC를 뛰어넘었다”며 “만약 GBTC가 수수료를 줄이지 않는다면 IBIT와 FBTC로 자금이 계속 쏠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여기에 반감기 불장에 대한 기대감도 이어진다. 현물 ETF 이후 다음 호재로 주목받는 반감기는 오는 4월 22일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앞서 반감기 전후로 가격 상승 폭이 컸단 점에서 관심이 더욱 쏠린다. 월가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반감기 이후 최대 300% 넘게 뛸 것이라고 보고 있다. 현재 가격 기준(6100만원)으로 300% 뛴 수치는 2억4400만원이다.
골드만삭스 출신이자 미국 헤지펀드 스카이브릿지 창립자인 앤서니 스카라무치는 “보수적으로 분석해도 비트코인은 반감기 이후 300% 이상 상승할 수 있다”며 “비트코인 반감기 주기를 살펴보면 반감하는 날에 4배를 곱한 가격이 18개월 뒤 가격”이라고 분석했다.
유명 트레이더이자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팟캐스트 진행자 스콧 맬커는 “지난 반감기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최고가인 2만달러에서 6만9000달러로 급등해 약 250% 상승했다”며 “이번 반감기에도 유사한 추세가 전개된다면 비트코인이 약 24만달러(3억1944만원)에 도달하는 것을 목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최근 불거진 미국 상업용 부동산 부실 대출에 대한 우려도 비트코인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진단이 제기됐다. 상업용 부동산에 묶인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 주가가 연일 폭락하면서다. 총발행량이 2100만개로 제한된 비트코인은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아서 헤이즈 비트맥스 공동 설립자는 “NYCB 등 몇몇 미국 은행의 실적 악화로 주가가 하락하면 구제 금융 조치가 일어날 수 있다”며 “이 경우 지난해 3월처럼 비트코인 상승 랠리가 펼쳐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당시 비트코인은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에 따라 수요가 몰리면서 일주일 만에 30% 넘게 폭등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ee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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