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월가의 시선이 13일(현지시각) 발표될 올해 첫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쏠린 가운데,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첫 금리 인하 개시 시점이 앞당겨질지 관심이다.
물가 둔화 속도에 따라 채권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이나, 전문가들은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쓰며 랠리를 지속해 온 증시 반응은 다소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 2021년 이후 첫 2%대 기대
팩트셋 집계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1월 미국의 CPI가 전년 대비 2.9% 올라 12월 기록한 3.4%에서 대폭 둔화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망대로라면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게 된다. 월간으로는 12월과 마찬가지로 0.2%의 상승이 예상됐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제외한 1월 근원 CPI는 전년 대비 3.7% 상승해 12월의 3.9%보다 둔화했을 것이란 전망이다. 월간으로는 직전월과 같은 0.3%가 기대된다.
베이첸 린 러셀 인베스트먼트 투자 전략 분석가는 “근원 인플레이션이 전반적으로 하락 추세를 보인지는 꽤 됐다”면서 “다만 ‘전반적’이라고 해서 일관된 하락이란 뜻은 아니며, 앞으로 다소 변동성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포브스는 전반적으로 0.3%의 월간 상승은 용인 가능한 수준이며, 그 보다 낮은 수치가 나오면 금리 인하 기대가 고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CME 페드 워치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3월 금리를 동결할 확률을 87%로 확신 중이며, 5월 중 인하할 확률은 49.8%로, 동결할 가능성은 43.7% 정도로 보고 있다.
배녹번 글로벌 포렉스 수석 시장 전략가 마크 챈들러는 “낮은 CPI와 더불어 15일 나올 소매 판매도 낮게 나온다면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에 근접하고 있다는 연준의 확신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은 이번 CPI 중에서도 주거비와 서비스 물가 관련 내용을 자세히 살펴볼 예정이다.
주거비는 전년 대비 6.2% 오르며 12월 물가 상승을 주도했으며, 최근 나온 고용지표도 강력해 임금발 인플레이션 우려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 시장 반응은 제한적일 듯
월가 전문가들은 이번 1월 CPI가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를 다시금 증명해 보인다 하더라도 금융 시장 반응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LPL파이낸셜 수석 기술전략가 아담 턴키스트는 1월 CPI가 “이미 시장이 알고 있는 사실인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를 확인하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면서 “CPI 서프라이즈가 나와도 단기적 변동성이 나타날 뿐 인플레이션(둔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저해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FHN파이내녈 전략가 윌 컴퍼놀은 이번 CPI가 “적당히 좋은 수준’으로 다시 가속하지는 않는다는 안도감 정도를 주는 데 그칠 것”으로 봤다.
블룸버그통신은 증시의 경우 5주 연속 올라 이미 과매수 영역으로 진입한 만큼 CPI가 양호해도 투자자들이 큰 베팅에 나서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오펜하이머 자산운용 수석 전략가 존 스톨츠푸스는 “‘나무는 하늘까지 자라지 않는다’는 오랜 격언을 되새기며 지나친 낙관을 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면서 지나친 증시 낙관을 경계했다.
파이퍼 샌들러 소속 크레이그 존슨 역시 “증시 약세를 기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승 종목) 폭이 좁다는 우려는 여전하다”면서 시장은 5~10% 정도의 건강한 조정이 나올 차례라고 주장했다.
한편 전략가들은 CPI가 예상을 상회할 경우 채권 시장 매도세(수익률 상승 흐름)가 새롭게 촉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kwonji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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