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정아인 기자] 클레이튼(KLAY)와 핀시아(FNSA) 통합이 사실상 가결됐다. 핀시아 거버넌스의 통합 찬반 투표에서 찬성율이 94%에 달한다. 15일 투표 마감 후 공식적인 통합 선언만 남겨둔 상황이다.
5%의 보팅 파워를 가진 a41이 홀로 반대표를 던졌고, 네오핀은 ‘무효표’를 던졌다. 투표를 한 차례 무효화하고 AMA(일문일답 설명회)를 잇따라 열어 홀더들의 마음을 돌린 것이 효과를 봤다. 핀시아 재단이 약속한 ‘성장’을 보증해야 한다는 부담은 커졌다.
# 험난한 통합으로의 길
지난 1월 16일 양 재단의 통합 안건이 전격 공개됐다. 클레이튼 커뮤니티는 통합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핀시아 커뮤니티는 사법 리스크 등 여러 난관이 있는 클레이튼과 합병을 반기지 않았다.
일부 핀시아 벨리데이터들도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a41과 버그홀이 ‘강한 반대’를 행사해 통합 안건이 부결될 위기에 처했다. 합병을 원하지 않는 홀더들이 a41 벨리데이터에 자신의 FNSA를 위임하며 투표력이 커져 부결 수치에 이르렀다. 이에 핀시아는 투표를 무효로 했다.
비판을 감수하면서 클레이튼과 핀시아는 “지금 반드시 합병돼야 한다” 며 커뮤니티를 설득했다.
양 재단은 AMA와 설명자료를 통해 ▲ 온체인 데이터 기반의 실적 주도 성장을 위한 웹2 특화(핀시아)와 웹3 특화(클레이튼)의 상호보완 ▲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에 따른 시장 규모 확대와 레이어1 옥석 가리기 등에 따른 시의성 등을 이유로 들었다. 지금이 아니면 때를 놓친다며 호조했다.
클레이튼과 핀시아는 통합 투표를 마무리하고, 물리적 통합 절차에 들어갔지만, 난관은 지금부터라는 분석이다.
# 클레이튼 사법 리스크는?
클레이튼은 ‘사법 리스크’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다. 지난해 9월 김범수 전 카카오 의장과 클레이튼 초기 임원들이 배임·횡령 논란이 불거졌다.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는 것.
시민단체 경제민주주의21는 ▲ 프라이빗 세일(비공개 사전 판매) 과정에서 횡령 ▲ 카카오 내부자 간 클레이 보상 및 용역비 배분 후 현금화▲ 가상화폐를 현금화해 수천억 원의 수익 실현 등을 문제 삼았다.
사법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기 전까지는 논란이 계속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
# ‘증권성’ 논란
양 체인간 통합 과정에서 ‘증권성’ 이슈도 부각됐다. 두 코인의 통합 비율을 증권 관련법에 준해서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금감원 관계자는 “(양 체인간 합병 과정에서) 주식 합병 비율을 정할 때 자본시장법을 준용했다고 해서 증권과 유사하다고 할 수는 없다”면서도 “토큰의 성질 자체가 증권성을 가졌는지를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클레이튼 등 토큰의 성격 자체가 증권형 토큰 가이드라인에 부합하는지를 따져야 한다. 현재 가이드라인에선 합병 과정에서 증권성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없다. 합병 이후 코인 홀더들의 권리를 어떻게 보장하는지가 자본시장법상의 증권과 유사한지 따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코인 홀더들의 기대 이익과 증권을 보유한 이들의 기대 이익은 법적으로 다르다. 기대이익이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증권성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미국 기준이지 한국 기준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 퍼블릭 블록체인 전환…거버넌스 카운슬은?
클레이튼과 핀시아는 통합을 계기로 ‘퍼블릭 블록체인’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클레이튼은 이더리움을 포크한 반중앙화된 네트워크를 운영했다. 반면 핀시아는 코스모스 SDK를 기반으로 개발한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운영하다 지난해 12월에 엔드포인트를 개방했다.
클레이튼은 거버넌스를 구축하면서 30개 이상의 기업과 처음부터 함께 했다. 클레이튼 특유의 ‘기업 협력’으로 이목을 끌었고, 강한 파트너십도 만들어냈다. 위메이드, 핀시아도 이같은 전략을 따라갔다.
그러나 두 체인이 통합하고 퍼블릭 체인으로 전화되면 이같은 전략적 관계도 바뀔 수 밖에 없다.
# 클레이튼과 핀시아의 색 맞추기
클레이튼 재단의 기반은 싱가포르, 핀시아는 아부다비다. 이번 합병을 계기로 통합 재단의 거점은 아부다비로 정했다.
기술 기반이 다른 것도 고민이다. 클레이튼은 솔리디티, 핀시아는 러스트 기반이다. 개발인력들이 서로 다른 언어의 블록체인을 어떻게 기술적으로 통합해 나갈 것인지 관심이다.
양 재단은 합동 AMA에서 “현재 직원들은 변동 없이 함께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복 인원 감원은 없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라인과 클레이튼의 속도와 업무 처리 방식이 너무 다르다. 어떻게 맞춰갈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신속함을 내세워 통합을 가결로 끌어낸 만큼 양 재단 간 업무처리 방식 또한 하나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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