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남주현 기자] 국내외 기관들이 최근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조정하고 있는 가운데 이달 말 한국은행도 기존 2.1%로 제시했던 성장률 전망치를 수정할지 관심이 쏠린다.
수출이 살아나면서 경기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고금리와 고물가, 고환율에 따른 민간소비 위축에 국제유가와 중국 경기가 변수로 작용하면서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과 같은 2.1%로 유지할 것이라는 시각이 높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이달 22일 ‘2월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을 제시한다. 한은은 지난 11월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로 각각 2.1%와 2.3%로 전망한 상태다.
한은은 최근 경제전망 때마다 전망치를 낮춰왔다. 지난해 2월 올해 성장률 전망치로 2.4%를 제시한 한은은 5월 2.3%로 0.1%포인트 낮추더니 8월에는 2.2%로 더 내렸다. 그러더니 11월에는 2.1%로 떨어뜨렸다.
국내외 기관들은 엇갈린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이달 초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3%에서 2.2%로 낮춰잡았다. 정부도 지난달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7월 2.4%에서 2.2%로 내렸다.
반면 국제통화기금(IMF)은 2.2%로 제시했던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달 말 2.3%로 높였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우리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1월 0.1%포인트 내린 후 전날에는 기존과 같은 2.2%로 제시했다.
우리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2% 초반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되는 배경에는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소비 위축 예상이 자리잡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하 예상 시점이 하반기로 밀린 가운데 높아진 자금 조달 비용과 대출 이자 부담에 민간소비와 건설투자 위축 우려가 높아지면서다. 성장률에 있어 민간소비 비중은 전체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높다.
이런 가운데 재정 건전성을 강조하는 정부에 투자 확대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정부의 올해 예산 증가율은 2.8%로 재정통계가 정비된 2005년 이후 역대 최저 수준이다.
유가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1월 브렌트유 평균값은 지난 경제 전망 당시 전제였던 배럴당 86달러에 크게 미치지 못한 79달러 수준이지만, 예멘의 후티 반군과 미군의 마찰에 따른 확전 불씨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지정학적 우려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은 수입물가를 높여 성장률에 악영향을 미친다. 올 들어 1320~1330원대를 넘나드는 고환율 장기화 역시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성장률 전망의 또 다른 변수는 주요국 경기가 꼽힌다. 주요 교역국인 미국이 양호한 성장세를 이어 가고 있지만, 중국은 해외 수요와 부동산 투자의 부진 등 경기 하방 압력이 여전히 높은 상태다.
IMF는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2%에서 4.6%로 끌어올리면서 우리 성장률 전망치도 덩달아 0.1%포인트 높였다. 반면 OECD는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7%로 유지하면서 우리 전망치는 0.1%포인트 낮췄다.
이창용 한은 총재 역시 지난해 말 외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올해 우리나라 경제를 좌우하는 주요 변수로 국제유가와 중국 경제 회복을 꼽은 바 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로 유지한다”면서 “미국 주도의 글로벌 경기 연착륙 경로가 강화되면서 수출 회복 모멘텀이 강화될 여지가 있지만, 중국 경기 리스크가 여전하고 유로존의 경제 전망도 낙관적이지 않다”고 내다봤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무역 의존도가 높은 중국 경기와 유가 불확실성이 큰 변수”라면서 “고금리와 고물가에 내수 위축 우려도 높아진 만큼 정부는 정책자금을 통해 서민과 건설업 등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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