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중국이 가상화폐를 비롯한 가상자산과 관련한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자금세탁방지법(AML) 개정을 추진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5일 보도했다.
SCMP는 “2007년부터 시행된 자금세탁방지법의 개정안 초안이 지난달 리창 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논의됐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초안은 조만간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 제출될 예정이며 내년에 통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상하이 푸단대 자금세탁방지연구센터의 옌리신 전무이사(집행주임)는 “가상자산 사용과 관련된 자금세탁 문제는 법적인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하고 필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법 개정 논의에 참여하고 있는 베이징대 법과대학 왕신 교수도 “자금세탁방지법 개정안은 새로운 유형의 돈세탁 위험을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최근 몇 년간 가상화폐 관련 자금세탁 사건에 대한 조사를 강화해 왔다.
일례로 네이멍구자치구 공안당국은 2022년 가상화폐를 사용해 120억위안(약 2조2천억원)을 세탁한 혐의로 63명을 체포했다.
장샤오진 최고인민검찰원 제4검찰청 청장도 이달 초 “자금 세탁과 불법 외환거래 범죄 근절 노력을 강화하겠다”며 “자산을 해외로 이전하기 위해 디지털 화폐를
사용하는 범죄를 기소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중국 당국은 2021년 9월 자금세탁과 화폐 유출, 비트코인 채굴에 따른 환경 영향 등에 대한 우려 등으로 디지털자산 거래를 금지했다.
그럼에도 중국 당국의 금지 조치를 우회하는 거래와 이를 통한 자금세탁 시도는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17년 전에 제정된 이 법안을 개정하는 것이 시의적절하며 필요한 조치라는 반응을 보인다.
홍콩 소재 법무법인 ‘킹 앤 우드 맬리슨스’의 파트너변호사인 앤드류 페이는 “자금세탁방지법이 제정됐을 당시에는 비트코인은 발명조차 되지 않았고
전 세계는 (그 사이에) 완전히 다른 세상이 됐다”면서 “국경이 없고, 분산돼 거래되는 가상자산의 특성상 나쁜 목적으로 사용될 경우 중국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둔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도 중국의 법 개정안이 가상자산 문제를 어떻게 다루는 것이 좋을지에 관해 권장 사항을 제시하며 조언하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j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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