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제인 기자] 비트코인 ETF가 진공 청소기처럼 BTC를 빨아들이면서 ‘공급량 부족(shortage)’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숏티지는 가격 급등을 초래한다.
반면 그레이스케일에서 이탈하는 자금과 채굴업자들의 코인 공급을 고려하면 비트코인 유통량이 충분하다는 주장도 있다.
블룸버그는 16일(현지 시간) 비트코인 공급을 둘러싸고 상반된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 ETF 수요 강력…채굴량의 10배 달해
마이크로스트래티지(MicroStrategy)의 마이클 세일러(Michael Saylor)와 암호화폐 거래소 제미니(Gemini)의 공동 창업자 캐머런 윙클보스(Cameron Winklevoss)는 ETF 수요에 의한 공급 부족을 주장한다.
비트코인 ETF로 몰려드는 자금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신규 채굴량의 최소 10 배가 필요하다는 것. 비트코인이 5만2000 달러까지 상승한 것도 이같은 공급 부족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비트코인이 충분히 많이 유통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시장 데이터도 있다.
덱스터리티 캐피탈(Dexterity Capital)의 공동 창업자 마이클 사파이(Michael Safai)는 “유동성은 충분하지만, 매도자가 받아들일 의향이 있는 최소 가격을 의미하는 애스크(ask) 측면에서는 불균형이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수-매도 양측 모두에 유동성은 충분해보인다”고 말했다.
# 시장 심도 개선…매수-매도 유동성 양호
유동성의 한 척도인 시장 심도(Market Depth), 즉 주문을 받아들이면서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시장의 소화 능력은 ETF 출시 이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 분석업체 CC데이터 자료에 따르면 암호화폐 거래소의 1% 시장 심도 유동성은 증가세를 보였다.
신생 비트코인 ETF들은 수십억 달러를 끌어들였지만, 동시에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ETF(GBTC)에서는 돈이 빠져 나갔다. GBTC에서 나온 비트코인이 신생 ETF로 재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
# GBTC가 공급의 축
GBTC의 가장 큰 보유자 중 하나인 제네시스는 법원 승인을 얻어 GBTC를 매각할 예정이다. 제네시스는 FTX 붕괴 이후 재정 상황이 악화돼 파산 절차를 밟고 있다.
디지털 자산 중개기관 팔콘X(FalconX)의 파생 상품 책임자 라이언 킴(Ryan Kim)은 “제네시스가 GBTC를 매각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원 결정이 관심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부족한(?) 비트코인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반감기는 양날의 칼
반감기는 비트코인 공급에 있어 양날의 칼이다. 4월로 예정된 비트코인 반감기는 기존 채굴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이벤트다. 공급량 자체가 절반으로 준다.
반면 채굴업자들 입장에서는 채굴 수익이 감소하기 때문에 매도를 서두를 수 있다. 공급을 늘리는 요소다. 물론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채굴자들은 매도 시점을 뒤로 미루게 된다.
또 하나 변수는 거시경제 지표에 있다. 금리 인하와 같은 긍정적인 거시 경제 이벤트를 앞두고 모멘텀 트레이더들 사이에 낙관론일 수 있다. 시장 참가자들이 늘어나면서 수요는 증가하고, 공급은 정체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 ETF 마켓 메이커, 현물 BTC 접근시 공급 부족 심화
팔콘X의 라이언 킴은 “장외시장(OTC)에서 BTC 부족 징후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ETF 마켓 메이커들이 현물에 접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마켓 메이커들이 파생상품을 사용해 비트코인 가격 위험을 헤징하는 것이 목격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비트코인 ETF를 승인하면서 금융기관, 마켓 메이커들이 현물 BTC를 직접 보유하지 못하게 했다. 현금 거래를 통해서만 ETF에 대한 마켓 메이킹을 하도록 했다. 마켓 메이커들이 현물 BTC에 접근하게 되면 공급 부족 현상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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