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투자 유치, 반독점 문제 등
반도체 법 보조금과 충돌 가능성
재무부, 상무부, 법무부 등과 협의 필요
[블록미디어 이제인 기자]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이 인공지능(AI) 반도체 개발과 투자 유치를 위해 미국 정부 당국과 협의를 벌이고 있다고 16일(현지 시간)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올트먼은 최대 7조 달러의 자금을 모아 AI 칩을 직접 생산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중동 국가들, 일본의 소프트뱅크, 한국의 삼성전자, 대만의 TSMC 등과 접촉 중이다.
# 국가안보, 반독점 문제 있다
올트먼은 이 같은 대규모 프로젝트를 위해서는 미국 정부의 승인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고, 워싱턴 당국에 협조를 구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자칫 국가안보 및 반독점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올트먼의 구상을 잘 알고 있는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 “올트먼이 최근 몇 주 동안 미국, 중동, 아시아의 잠재적 투자자 및 파트너들과 만났다. 워싱턴의 승인 신호 없이는 투자 유치를 전진시킬 수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올트먼은 이미 수차례 워싱턴 DC를 방문해 미국 관리들에게 자신의 AI 칩 구상을 설명했다. 중동에서의 자금 조달과 반도체 생산 가속화에 미국 당국을 동참시키려고 노력 중이다.
대만 TSMC, 인텔, 삼성전자는 이러한 칩을 제조하는 주요 회사들이다. 올트먼은 지난달 삼성 임원들과 만났으며, 파이낸셜 타임스는 그가 TSMC와 만났다고 보도했다. 그는 아랍에미리트를 포함한 중동의 국부펀드와 투자에 대해 논의했다.
# 중국 견제 위해 투자 및 수출 제한
올트먼 측 관계자는 “미국 정부와 협력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상무부 장관 지나 라이몬도을 만났고, 다른 관리들과의 회의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오픈AI는 “AI 칩 생산은 국가 우선 순위에서 중요하므로 미 정부에 계속 정보를 제공할 것이며, 나중에 더 많은 세부 정보를 공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중동 국가 등 외국에서 대규모 투자를 받겠다는 올트먼의 구상은 국가안보 이슈를 촉발할 위험이 있다. 반도체 칩을 중동으로 보내는 문제는 상무부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
# 오픈AI를 위한 칩 생산?
반독점 이슈도 있다. 올트먼은 오픈AI와 별개의 새로운 회사를 세우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반독점 문제를 피하기 위해서는 미국 정부의 승인이 필요하다.
미국 법은 동일한 사람이 직접 경쟁하는 두 회사에서 이사회 이사나 임원으로 활동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새 회사가 오픈AI 전용으로 칩을 제작하려고 할 경우 연방거래위원회(FTC)나 법무부의 규제에 직면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파트너십도 FTC의 반독점 검토 대상이다.
올트먼의 구상은 유동적이다. 기본적인 기능을 갖는 칩 생산과 소프트웨어 개발에 집중할 것인지, 고성능 칩 제조 능력을 대대적으로 확충할 것인지 저울질을 하고 있다는 것. 어떤 계획이냐에 따라 올트먼이 조달할 자금의 규모가 달라진다.
올트먼은 AI 칩 제조를 위한 친환경 에너지 공급을 늘리는 방안도 고려하기 시작했다. 이는 투자 규모를 더 높일 수 있다.
# 반도체 법과 충돌 소지
올트먼이 접촉한 아랍에미리트 투자자 중에는 중국과 관련이 있는 곳도 있다. 아부다비 AI 회사 G42도 그 중 하나다. 이 회사는 최근 중국 사업을 축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도체 생산 설비를 어디에 두느냐도 문제다. 미국은 지난 10월 사우디아라비아나 아랍에미리트 등을 반도체 수출 규제 지역에 포함시켰다. 중국이 중동 국가를 통해 반도체를 공급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 조치에 따라 중국 국가에 특정 첨단 칩과 반도체 장비를 판매하려면 미국 정부의 허가가 필요하다.
올트먼의 AI 칩 개발 구상은 미국의 반도체 법과 충돌할 소지가 있다. 미국 상무부는 반도체 법에 따라 약 1000억 달러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미국 내에서 생산을 장려하고, 대중국 투자를 제한하기 위한 법이다.
올트먼의 반도체 회사가 미국의 정책을 보완하는 것인지, 아니면 미국 내 칩 회사들과 경쟁을 하려는 것인지 불분명하다. 미국 상무부는 지금까지 두 차례의 소규모 보조금을 발표했다.
상무부는 인텔에 100억 달러를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TSMC, 삼성이 건설 중인 첨단 칩 제조 시설에도 수십억 달러 규모의 보조금이 지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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