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분기 총 2조5천억원 규모 펀딩…전 분기 대비 2.9%↑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비트코인이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가상화폐 관련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7분기 만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이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4분기 가상화폐 관련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자금은 총 19억 달러(2조5천374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전 분기 대비 2.5% 증가한 것으로, 가상화폐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증가한 것은 2022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이들 기업에 대한 투자금이 늘어난 것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가 지난해부터 하반기부터 크게 오르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비트코인의 경우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에 대한 기대감으로 작년 9월 3만 달러를 밑돌던 가격이 12월에는 4만5천 달러 부근까지 50% 가까이 급등했다.
비트코인은 앞서 2022년에는 ‘테라·루나’ 사태와 당시 미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FTX 파산으로 1만6천달러대까지 폭락한 바 있다.
투자 금액은 증가했지만, 투자 건수는 전 분기 대비 2.4% 감소했다. 이는 소수의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집중됐기 때문이다.
지난 4분기 가장 많은 자금을 모은 기업은 오픈소스 블록체인 개발 플랫폼 기업 웜홀로, 2억2천500만 달러를 끌어모았다.
가상화폐 거래소 스완비트코인과 블록체인닷컴도 각각 1억6천500만 달러와 1억 달러를 투자받았고, 분산형 클라우드 플랫폼 투게더에이아이는 엔비디아 등으로부터 1억250만 달러를 펀딩했다.
피치북 가상화폐 분석가 로버트 르는 “”ETF가 승인되면서 많은 패시브 자금(시장 지수를 추종하는 수동적 투자 자금)이 비트코인으로 유입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전통적으로 비트코인에 투자하지 않았던 대형 펀드 등으로부터 수조 달러가 유입됐으며, 이제 그들은 (비트코인에) 투자할 수 있다”고 말했다.
taejong7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