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최근 사회적 관심이 높은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을 가장한 신종 투자기법으로 소비자를 유인하는 불법업자들이 늘고 있어 금융감독원이 투자 유의를 당부했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중 고수익을 미끼로 돈을 빼돌리는 불법 금융투자 사이트와 게시글 약 1000건을 적발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차단 의뢰했다. 제보·민원을 통해 수집한 피해사례 중 혐의가 구체적인 56건은 수사를 의뢰했다.
수사를 의뢰한 불법 금융투자업자 유형을 분석한 결과 가짜 투자애플리케이션(앱) 등을 통한 투자중개 유형(26건, 46.4%)이 가장 많았다. 그 다음 비상장 주식을 고가에 넘기는 투자매매 유형(21건, 37.5%), 미등록·미신고 투자자문 유형(8건, 14.3%) 순이었다.
투자 대상으로는 선물거래(22건, 39%)나 비상장주식(20건, 35%) 등 일반인이 투자정보를 잘 알기 어렵거나 단기간 가격 변동성이 큰 고위험 투자 상품을 미끼로 한 투자사기가 다수였다.
특히 금감원이 공개한 주요 불법 금융투자업 행태에 따르면 고위 공무원, 교수 등을 사칭해 글로벌 운용사가 자체 개발한 AI 프로그램이나 챗GPT 등을 이용한 자동매매 프로그램으로 고수익을 거둘 수 있다며 가짜 투자 앱 이용을 유도한 사례도 있었다.
방대한 양의 매매기록을 학습해 초보자도 80~98% 확률로 하루 5%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무료 강의 등으로 홍보하는 식이다. 이들 업체는 첫 입금 이벤트 등으로 유인한 뒤 큰 수익이 난 것처럼 앱 화면을 보여주다가 AI 프로그램 오류로 큰 소실이 발생했다며 투자금을 빼돌리고 잠적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IPO)이 임박한 비상장주식을 매수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다며 특정 비상장주식 매수를 추천한 불법업체도 있었다. 이 과정에서 상장 정보에 대한 신뢰를 얻기 위해 한국거래소 상장청구 심사 승인서, 예탁결제원 온라인소액증권 모집 성공확인서 문서를 위조·도용한 사실이 발각됐다.
이들 업체는 비상장주식 매수대금 납입 전 주식을 먼저 입고시켜 투자자를 안심시키고 대주주 등을 사칭하면서 주식을 높은 가격에 전부 사들이겠다고 해 투자자가 자금을 납입하면 자취를 감추는 방식을 취했다.
금감원은 제도권 금융회사 사칭 범죄가 성행하고 있기 때문에 타인 명의 계좌로 입금을 요청하는 경우 절대 이용하지 말고 금융사 임직원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라고 강조했다. 또 상장을 미끼로 한 비상장주식 투자는 반드시 해당 기관 공식 창구를 통해 사실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불법업자와의 거래로 발생한 손해는 회복이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사전에 유의사항·대응요령을 숙지해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며 “혐의가 포착된 불법업자는 적극적으로 수사를 의뢰하는 등 민생침해 금융범죄 척결을 위해 유관기관과 공조해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민생 침해 불법 금융투자업자 등 피해 방지를 위해 신·변종 수법 출현시 신속하게 소비자경보를 발령하고 대국민 맞춤형 대국민 집중 홍보를 실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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