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비트코인 최고가 경신에 대한 기대만큼이나 거품론에 대한 우려도 크다. 그간 비트코인이 단기간 가파르게 오른 직후 기다렸다는 듯이 폭락한 경우가 적지 않았단 점에서다.
거품 논란이 가장 거셌던 때는 지난 2021년 5월이다. 당시 비트코인은 중국 정부가 가상자산 거래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히면서 ‘말 그대로’ 반 토막이 났다. 같은 해 4월 8200만원을 찍은지 한 달 만에 4259만원까지 뚝 떨어진 것이다. 또 당시 알트코인 대장주 이더리움도 하루에만 38% 폭락해 거품 논란을 가중했다.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2021년 5월은 인플레이션과 그에 따른 금리 인상 우려 때문에 코인을 포함한 자산시장 전체가 리스크 오프(Risk-off) 모드에 들어갔었다”며 “특히 중국에 이어 유럽중앙은행(ECB)과 미국 의회 등이 가상자산 거품을 잇달아 경고하면서 비관적 전망에 힘이 실렸던 점이 낙폭을 키웠다”고 진단했다.
이처럼 비트코인을 끌어내렸던 비관이 재현될 경우 거품 논란이 재차 나올 수 있다. 월가 황제이자 JP모건 최고경영자(CEO)인 제이미 다이먼의 주장이 대표적이다. 그는 지난달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글로벌 최대 금융시장 월가에 데뷔했음에도 ‘비트코인 무가치론’을 고수하고 있다.
다이먼은 지난달 18일(현지시간) CNBC와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을 ‘펫 록(Pet Rock)’에 비유하며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에 엮이질 않길 바란다. 비트코인에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고 재확인했다.
펫 록은 지난 1975년 미국에서 반짝 유행했던 상품으로, 선물상자에 담긴 ‘애완용 돌’을 의미한다.
비트코인이 기존 전망대로 ‘1억’에 도달할지라도 거품 논란은 계속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미국 경제학자이자 가상자산 비판론자로 유명한 피터 쉬프는 14일(현지시간) 앤서니 폼플리아노와 담화에서 “비트코인이 10만달러(1억3345만원)를 돌파할 수 있지만, (그 사실이) 비트코인 보유자에게는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격 상승이 곧 실질적 상승을 뜻하지 않는다”며 “비트코인이 100만달러(13억3450만원)까지 상승해도 금의 가치는 그보다 더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는 4월 예정된 반감기 이후 추가 상승에 대한 촉매제가 없는 점도 약세 요인이 될 수 있다. 쉬프는 “올해 들어 추가 상승의 촉매제가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차익 실현 매물 역시 폭락의 불씨로 꼽힌다. 실제로 지난 2021년 3월 대폭락을 유발했던 요인은 차익 실현 매물이었다.
당시 비트코인은 보름 동안 40% 넘게 급등했다가 하루 만에 10% 이상 빠지며 큰 변동성을 보였다. 비트코인이 역대 최고치로 치솟은 이후 차익 실현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진 탓이다.
외환중개 업체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수석 시장 분석가는 당시 시장 상황에 대해 “비트코인 가격이 단기간에 지나치게 빨리 오르면서 비트코인 고래(대량 보유자) 중 일부가 이익 실현에 나선 결과”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ee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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