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정부의 의대 증원 계획에 전공의들이 파업을 선언하면서 원격진료 테마주가 급등하고 있다. 하지만 안전 우려, 정보 보호 등을 이유로 비대면진료 전면 허용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는 사안임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케어랩스는 전 거래일 대비 1710원(29.84%) 상승한 7440원에 장을 닫았다. 2거래일 연속 상한가다.
케어랩스는 자회사 ‘굿닥’을 통해 모바일로 주변 병원·약국 찾기, 접수·예약, 비대면진료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른 원격진료 관련주인 인성정보(8.06%), 유비케어(5.97%), 셀바스헬스케어(2.09%), 이지케어텍(1.95%), 비트컴퓨터(0.84%) 등 주가도 올라갔다. 이들 종목 대다수는 직전 거래일인 지난 16일 두자릿수 상승세를 나타냈다.
인성정보는 비대면 진료 플랫폼 ‘오케이닥’을, 유비케어는 모바일 진료 예약 서비스 ‘똑닥’ 운영사 비브로스 지분 44.42%를 보유하고 있다. 이지케어텍은 의료정보시스템 ‘베스트케어’를 구축했고, 비트컴퓨터는 전자의무기록(EMR) 연동 비대면 진료 플랫폼 ‘바로닥터’ 서비스를 출시했다.
특히 원격진료 테마주들은 올해 들어 전날까지 인성정보(75.63%), 비트컴퓨터(43.95%), 유비케어(39.05%) 등 주가에 날개를 달았다. 이 기간 코스피 상승률(0.94%)과 비교해도 확연한 차이가 나는 수치다.
이는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추진에 반대하는 이른 바 ‘빅5’ 병원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는 등 갈등이 확산된 영향이다. 원격진료 관련주는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한 대안으로 떠올랐다. 앞서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전화 상담과 대리 처방 등이 한시적으로 허용된 바 있다.
정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빅5’ 병원 전공의들은 전날 사직서를 제출하고 이날 오전 6시부터 근무를 중단하기로 했다. 의대생 동맹휴학 등 교육현장 집단행동 가능성도 남아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전날 열린 의료계 집단행동 대응 관계장관회의에서 “12개 국군병원 응급실을 민간에 개방하고 필요시, 외래진료까지 확대하겠다”며 “만성·경증환자 분들이 의료기관 이용에 어려움이 없도록 집단행동 기간 동안 비대면진료도 전면 허용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원격의료 관련주 상승세가 지속될지는 불투명하다. 한 의료기관 종사자는 “원격의료가 대안으로 거론될 수 있지만 초진이 아닌 재진부터 가능하다”며 “개인정보보호법보다 엄격하게 관리하는 의료정보를 다른 병원으로 전산상 이관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워 환자가 의무기록 사본을 직접 제출해야 하는 상황에서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15일 시행된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보완방향에 따르면 의료 접근성 제고를 위해 비대면진료 활성화를 위한 정책 노력은 지속하되 비대면진료는 대면진료의 보조적 수단이라는 원칙을 명시했다. 안정성 강화 목적으로 마약류나 오남용 우려 의약품, 사후피임약 등은 처방 불가능하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비대면진료 제도화는 의료 공급자와 수요자, 정부와 산업계간 의견 차이로 빈번히 실패했다”며 “산업 초기인 만큼 (원격진료 관련주 투자시) 의료계 반발에 따른 정책 변동 리스크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ilverlin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