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강수윤 기자] 지난 달 최고치를 찍었던 금값이 이달 들어 약세를 보이면서 금 펀드도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설정액 10억원 이상 금 펀드 12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6.82%를 기록했다. 이는 테마형 펀드 가운데 원자재(-7.28%), 농산물(-7.27%) 펀드에 이어 세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부진한 수익률에 올 들어 금 펀드에서 자금이 100억원이 빠져나갔다. 최근 한 달 동안은 33억원이 유출됐다.
상품별로는 연초 이후 ‘하이월드골드증권자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H)(C4)’ 수익률이 -16.36%로 손실이 가장 컸다. 이 펀드는 블랙록의 ‘BGF 월드골드 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 펀드로 캐나다 금광 기업에 50% 이상을 포함해 유럽·미국·호주 등 해외 금광업 관련 주식에 주로 투자한다. 금광업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IBK골드마이닝증권자투자신탁1[주식]종류C1’와 금광업과 귀금속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신한골드증권투자신탁 1[주식](종류C-e)’도 각각 -12.53%, -10.24%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였다.
금 펀드 수익률이 저조한 것은 금값이 이달 들어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동 정세 불안과 달러 안정 등으로 전통적 안전자산인 국제 금 가격은 크게 치솟았지만 올해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하면서 주춤한 모습이다.
뉴욕상품거래소에 따르면 4월물 국제 금 선물 가격은 지난 16일 기준 온스당 2024.10달러로 연초 이후 3.24% 하락했다.
국제 금가격 하락에 따라 국내 금값도 약세다.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금 시장에서 전일 1㎏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0.91% 상승한 8만6820원에 장을 마감했다. 금 가격은 지난 달 16일 8만7740원으로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으나 이달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1일(37만3000원) 보다 1.07% 내렸다. 한국금거래소에서도 KRX 금현물이 금 1돈(3.75g) 가격은 지난 15일 36만5000원까지 빠졌다. 고점(1월17일·37만4000원) 대비 2.4% 떨어졌다.
특히 세계적 베스트셀러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 로버트 기요사키가 금값 폭락을 경고하고 나서 주목된다. 기요사키는 최근 자신의 X(구 트위터)에 “금 가격이 높은 확률로 온스당 1200달러 아래로 추락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상반기 금 가격이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물가 반등 우려 등으로 박스권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봤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금 가격이 온스당 2000달러 초반 박스권 흐름 이어갈 것”이라면서도 “하반기 금리 인하가 개시된다면 금 가격은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 실질금리 대비 높은 가격과 역대 최고가에 대한 부담은 제한적 상승 흐름을 유도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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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미디어] 한편 미국에서도 비트코인 현물 ETF가 나온 뒤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반면, 금 ETF에서는 자금이 대거 유출되고 있다. 디지털 골드로 불리는 비트코인이 제도권에 진입함에 따라 전통적인 가치저장 수단인 금이 영향을 받을 지 주목되고 있다.